2025년 올해의 OTT 베스트 10

by 강민영

*이번 주 추천작은 올해 OTT(넷플릭스/웨이브/디즈니+ 등) 베스트 10으로 대체합니다 :)


올해도 어김없이 꼽아보는 올해의 OTT 베스트 10. 올해는 넷플릭스 비율이 한 93% 정도 되는 것 같다. 작년보다 넷플릭스 비율이 월등히 높고, 다른 OTT의 비율은 낮은데 그렇다고 아예 챙겨 보지 않은 것은 아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들과 비교했을 때 여러 면에서 감흥이 크게 없었다. 타 채널을 좀 줄여볼까 싶으면서도, 여러 기대작의 라인업들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


작년만큼 올해도 이런저런 채널들에서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했다. 최근 공개된 홍기원 감독의 <콘크리트 마켓>은 웨이브로 공개되었으나 아직 보지 못했다. 디즈니+의 <탁류>도 기대작이었는데 전체를 다 보지 못해 아래 목록에서 언급하는 것은 제외했다. 그 밖의 드라마들 중에 각 OTT '오리지널'로 재밌다기보다 케이블과 공중파가 연계되어 제작된 드라마들이 재밌는 것(<사마귀:살인자의 외출> 등)이 많았는데, 그것은 고유의 OTT라고 하기 어려웠기에 목록에선 제외했다.


아래의 목록들은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디즈니+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더불어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공개된 작품으로 제한을 두었다. 각 작품 옆에는 스트리밍 중인 OTT의 이름을 기재했다. 아래 목록에 적은 시리즈와 오리지널들은 모두 이곳에서 한 번씩 소개한 적이 있는 작품들이다.


10. <폭싹 속았수다> / 넷플릭스


올해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한국 드라마가 아닐까 싶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폭싹 속았수다>. 이른바 '폭싹 신드롬'을 낳은 이 드라마로 인해 넷플릭스 가입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고 하니 그 말도 과언은 아닐 테다. 일반적인 넷플릭스 드라마보다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드라마가 공개 직후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일은 드문데, <폭싹 속았수다>는 후반까지 고르게 대중이나 평단의 지지를 받았다. 물론 작중의 중요한 사건들을 너무 건조하게 훑어내고 있고 '제주'라는 공간의 판타지성이 너무 짙게 작용하긴 하지만, 이 모든 걸 차치하고서라도 재밌던 드라마였다. 염혜란 배우가 역시 돋보였던 드라마.



9. <케이팝 데몬 헌터스> / 넷플릭스


올 한 해 넷플릭스를 포함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심지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지 못했어도 여기 나오는 노래는 안다는 사람들도 많았고 N차 관람은 기본에 모두가 '소다 팝'과 '골든'으로 둠칫거리는 상황을 여전히 만들어내고 있는 2025년 최고의 흥행가도를 달렸던 작품이다. 작품 소개가 무색할 정도로 인기도 많고 관람하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드문 애니메이션으로, K팝 아이돌을 내세운 작품인 덕분에 한국 관광 산업에까지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양한 서브컬쳐들을 한데 모으려 노력한 일관성 있는 콘셉트가 이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가 아닐까 싶다. 착 감기는 노래들은 말해 뭐해 싶고.



8. <자백의 대가> / 넷플릭스


전도연과 김고은이 주연을 맡아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되었던 시리즈 <자백의 대가>. 박해수, 진선규, 김선영 등 걸출한 조연들이 드라마에 가득 포진되어 간만에 연기 공백이 전혀 없는 압도적인 캐릭터들로 쌓인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이 주는 재미에 비례해 많은 사람들을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하게 만드는 힘 또한 있었는데, 조금 더 '미친 캐릭터'로 만들어지고 나아갈 수 있는 요소가 후반부에서 많이 삭제되어 후반 몇 화는 아쉬운 느낌이 강하게 남았지만, 한국 콘텐츠에서 흔치 않은 여성 중심 고강도 심리 스릴러로의 성공은 어느 정도 달성한 셈이라 생각한다.



7.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 넷플릭스


<핫스팟:우주인 출몰 주의!>는 목록 중 유일한 일본 드라마로, 스트리밍을 넷플릭스를 통해 했고 제작은 닛폰테레비라 정확히 이 목록에 부합하는 조건은 아니기에 고민을 살짝 했다. 하지만 역시 이 드라마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기에 아까운 지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SF드라마고 외계인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인데 일상물이라니 이게 무슨 장르인가 싶지만, <브러쉬 업 라이프> 등으로 발군의 성적을 보여준 각본가 바카리즈무, 그리고 바카리즈무와 같은 드라마로 일했던 연출가 미즈노 이타루의 이름을 들으면 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독특한 장르의 작품이다. 현대에 필요한 연대와 공존의 가치를 포괄적으로 일깨워 주는 슴슴하면서도 독특한 맛의 드라마.




6. <사나운 땅의 사람들> / 넷플릭스


<레버넌트>의 시나리오를 쓴 마크 스미스가 각본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시리즈 <사나운 땅의 사람들>. 넷플릭스에 서부극 시리즈가 종종 올라오는데, <그 땅에는 신이 없다>와 마찬가지로 서부극 장르 내에서 변형을 꿰하는 작품으로 장르적 요소를 충족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연출과 서사로 호평받았다. 이 작품은 1850년대 유타 전쟁을 배경으로,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학살과 학대가 자행되던 소위 말해 '무정부'의 시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공포를 덮기 위해 다른 공포를 가져오고, 각자의 이득과 이익을 위해 무자비하게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소소한 휴머니즘이 싹 트는 순간들을 포착한다. 적과 아군을 분간하기 힘든 말 그대로 피비린내 나는 서부극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하는, 즐겁고 피로한(!) 시리즈.




5.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 넷플릭스


손꼽아 기다린 캐서린 비글로의 8년 만의 신작이자 복귀작. 레베카 페르구손, 이드리스 엘바, 자레드 해리스 등이 주연을 맡은 정치 드라마로, 캐서린 비글로 감독을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한 전작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또한 정치 드라마/스릴러 장르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사일 포착부터 시카고 충돌 직전까지 동일 시간대를 세 번 반복해서 보여주는 내용으로, '전장의 안개' 이론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며 작금의 미국을 비판하기도 하는 작품. '불확실성 속에서 영화를 끝냄으로 다이너마이트로 만들어진 위험천만한 집의 불안과 은유를 계속해서 잡아두고 싶다'는 각본가 노아 오펜하임의 말을 꽤 오래 되새기게 된다.




4. <프랑켄슈타인> / 넷플릭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신작이자 올해의 화제작이었던 <프랑켄슈타인>. 오스카 아이작이 빅터 박사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는데, 개인적으로 딱 기대한 만큼의 작품이 나와 더없이 즐거웠다. 국내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고 몇 극장에서 제한적으로 상영을 하기도 했다. '버림받은 자'와 '고독'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인간과 괴물의 경계는 외향으로 정의되는가 행동으로 정의되는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작품. 크리처의 창조주인 '빅터'를 연기한 오스카 아이작은, 강렬하고 집착적인 예술가의 면모와 자신의 믿음에 완전한 확고함을 가진 아주 거만한 모습의 천재 과학자이자 의사를 유려하게 연기했다.




3. <은중과 상연> / 넷플릭스


올해 봤던 모든 드라마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작품인 <은중과 상연>. 올해 가장 집중해서 봤던 드라마이기도 한데, 도파민 팡팡 터지는 여타 장르 드라마 속에서 굉장히 독보적인 시선을 보여줬던 작품이기에 그렇지 않았나 싶다. 조영민 감독의 전작인 <사랑의 이해>와도 비슷한 결의 작품으로, 은중과 상연 두 사람이 아주 지독하게 얽히고설키는 내용이 이 시리즈의 골자다. 특별한 사건사고를 다루기보다 두 인물의 관계에 완전히 집중하고 집약된 작품. 둘 다 이해되고 둘 다 이해되지 않는 지점이 참 많았는데, 이 이상한 줄타기를 유려하게 극으로 만들어내 집중하게 만드는 '생활형 드라마'는 정말 몇 되지 않는다. 일말의 서스펜스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색다른 매력의 드라마.




2. <하이퍼나이프> / 디즈니+


올해 가장 사랑했던 드라마 <하이퍼나이프>. 장르적인 쾌감과 입체적 인물들이 극을 밀고 나가는 파워만 놓고 보면, 이 드라마가 나에겐 올해 탑이지 않을까 싶다. 박은빈과 설경구가 주연을 맡아 각각 펼치는 연기는 기존의 그것들을 완전히 탈피한 인물들이라 새롭고 놀라웠고, 이 둘이 쌓은 애증의 관계를 다방면으로 보여주는 폭발적인 연출도 몹시 좋았다. 이성으로의 사랑이 아닌 동류로의 사랑을 내세운 이 드라마가 메디컬 스릴러 장르를 빌려온 일종의 로맨스물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완벽한 '사랑'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보자마자 올해 최고의 드라마가 될 거라는 확신이 앞섰고, 그 확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작품.




1. <소년의 시간> / 넷플릭스


그렇다. 이 드라마를 빼놓고 2025년을 논할 수 없다. 올해 나에게 가장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한 드라마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을 때, 단박에 머릿속에 떠오르던 바로 그 드라마, <소년의 시간>. 공개 직후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자, 비평가들의 만장일치에 달하는 100% 평가를 받고 시작한 아주 이례적인 시리즈. 단 4화로 이루어진 아주 짧은 시리즈지만, 작품이 주는 분위기와 메시지의 여운이 오랜 시간 가시지 않았던 대단한 작품이다. 원씬 원컷의 기술, 장면 전환이 없는 한 번의 슈팅으로 각 화를 만들어냈다는 점 또한 대단하다. 영국에서는 <소년의 시간>을 국회와 학교에서 상영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 작품을 통해 사회 전반의 혐오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각계 주요 인사들이 인정한 바 있다. 영국 내 모든 중등학교에서 이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라는 사실만 봐도, 드라마 외의 파급력은 대단한 셈. 이런 요소를 차치하고서라도, <소년의 시간> 작품 자체만으로 필견의 드라마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오언 쿠퍼'라는 배우를 세상에 널리 알리게 한 드라마로 알려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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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닌 케이블과 공중파를 많이 봤다. 그중에 거론하고 싶은 드라마는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사마귀:살인자의 외출>. 프랑스 드라마 <사마귀>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8부작이라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흡인력이 있던 드라마였다. 희대의 살인마를 고현정 배우가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던 작품으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끝내며 시즌 2의 가능성을 열어둔 드라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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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변성현 감독의 <굿뉴스>도 즐거웠다. <길복순> 이후 다시 넷플릭스를 통해 복귀한 변성현 감독의 신작은 감독의 명망처럼, 오히려 그보다 더 본격적으로 통통 튀는 블랙코미디라 재밌었다. JTBC드라마였던 안판석 감독의 <협상의 기술> 또한 즐겁게 본 드라마다. 오피스드라마의 정석을 고집하면서도 현실적인 내용을 잘 녹여 호평일색으로 종영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한지원 감독의 <이 별에 필요한>도 로맨스물, 그리고 애니메이션물로 의미있게 관람했던 작품이다. 김태리와 홍경이 더빙을 맡았다는 것 외에 이 애니메이션의 OST가 너무 좋아 한동안 귀에 달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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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이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블랙미러>. 시즌 7에서 다양한 방법의 복기를 시도했는데, 어느 정도 먹혔다고 생각한다. <호텔 레버리>만큼은 기억에 남는다. <블랙미러> 시즌 자체에 흥미가 없다고 해도, 간혹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 에피소드는 늘 하나씩 들어있어 어쨌든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AI가 널리 활용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고민해 볼 수 있는 문제라 흥미로운 지점도 있었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로맨스라 더욱 마음을 몽글하게 했던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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