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한국 개봉영화인 <장손>. <장손>은 2024년 개봉한 한국 영화로, 오정민 감독의 데뷔작이자 2024년 최고의 한국 영화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및 서울독립영화제 그리고 백상예술대상의 수상까지 안겨준 영화로 영화제 내, 혹은 독립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 호평일색이었던 영화기도 하다. 후에 인디스토리를 통해 배급되어 개봉했으며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되기 시작했다.
<장손>은 제사를 치르기 위해 장손인 '성진'이 본가를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 집안의 장손이 본가에 방문하니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다른 가족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광경은 고리타분한 여느 가부장제의 그것과 같다. 두부공장을 평생 가업으로 이어온 이 집안에, 돌연 장손이 가업을 이어받지 않겠다고 말하며 집안의 분위기는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튀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이자 모든 가족의 조력자였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에, 극 속의 가족은 빠른 속도로 붕괴된다.
장손을 통해 발화된 몇 가지 문제점은, 곧 극 전체를 뒤덮는다. <장손>은 가족 구성원 모두를 섬세하게 포괄하며 이들 각자의 사연을 연달아 보여주는데, 슬픔과 고통 혹은 회한이 남겨있는 신파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가부장제의 그늘에 뭉쳐있던 가족 그 자체, 그러니까 '늙음'이라는 단어 아래 드는 연민과 당장이라도 고개를 돌리고 싶은 고리타분한 차별과 유교적 사상을 꽤 신랄하게 직시한다. 때문에 가족의 가장 큰 기둥이었던 대상이 무너졌을 때 함께 균열이 생기는 가족의 어떤 이면이 제3자의 입장에서는 가히 '가부장제의 희극이자 비극'으로 다가온다. 영화 속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 그리고 겨울로 변화하는 동안 가족의 기운 또한 그와 궤를 같이하며, 이들을 담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미장센 또한 그렇다.
<장손>의 마지막 롱테이크 씬은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감독 자신의 자전적인 면을 담기도 했다는 <장손>은, 포스터의 문구 그대로 '뭉치면 살벌하고 흩어지면 살만한' 가족이라는 아이러니한 형태를 잘 담아내고 있다. 모두가 가지고 있을 자신의 가족에 대한 애증의 양가감정이 담백하게 녹아있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