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journey를 처음 써본 날을 기억한다.
말로만 듣던 툴을 직접 써보며 마법을 경험했다.
트렌디한 감성, 고급스러움, 감히 내가 구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못했던 퀄리티.
이전 같았으면 핀터레스트를 뒤지고, 스톡 사이트를 전전했겠지만
그날 나는 처음으로 챗지피티와 함께 프롬프트를 쳤다.
놀라웠다.
너무나 만족스러운 결과가 빠르게 나왔다.
단 몇분 로딩시간만 기다리면 완성됐다.
이제는 챗지피티, 미드저니와 함께 쓰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챗지피티의 프롬프트를 미드저니에 입력해서 원하는 이미지를 받는다.
하지만 작업을 마칠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하다.
이미지를 클릭해 볼 때마다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것인지 헷갈린다.
물론 스타일과 방향은 내가 설정했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서
“이건 정말 내 작업물인가?”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이 어딘가 새어나가는 기분이다.
작업은 쉬워졌지만 그만큼 내가 창작자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은 줄어들었다.
“AI를 활용해 만든 결과물을 과연 ‘창작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는 도구를 쓴 것일 뿐인데, 결과물에 내 이름을 붙여도 될까?”
“클라이언트에게 이걸 넘기면서, 나는 떳떳했는가?”
이런 질문은 나만 하고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디자이너, 작가, 기획자라면
아마 모두 비슷한 경계선 위에 있을 것이다.
기술은 더 빨라지고, 작업은 더 쉬워지고 있지만
우리는 점점 더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나는 모르겠다.
지금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고,
상황에 따라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주저하고,
때로는 무심한 척 넘기기도 한다.
다만 하나의 기준은 지켜보려고 한다.
결과물에 ‘내 생각’이 들어 있느냐.
그것이 내가 창작자일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아닐까.
도구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걸 어떤 문맥에서, 어떤 목적과 태도로 썼는가가
내가 창작자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고 믿고 싶다.
언제 나는 조금 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