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꾸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 싶어진다.
연락이 느려졌다고 느낄 때, 답장이 원하는 방향이 아닐 때, 티키타카가 매끄럽지 않다고 의심될 때,
그 순간 문득 든다.
“여기서 끊어버리면 어떨까?”
이 충동은 예고없이 찾아온다.
마치 불꺼진 방에서 갑자기 창문을 열어 젖히듯, 차가운 바람이 밀려드는 것처럼 불시에 찾아온다.
상대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불현듯 찾아오는 이 마음이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나는 알고 있다. 이 마음의 정체는 두려움이다.
상처받기 전에 먼저 끊고 싶은 마음.
확신이 없으니 끝을 내버림으로써 오히려 안정을 찾으려는 역설적인 욕구.
그건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내 안에서 비롯된다.
누군가와 마음을 잇는 순간, 나는 늘 불안을 끌어안고.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먼저 칼을 쥔다.
끊어버리면 당장은 편하다.
복잡한 마음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도 사라진다.
하지만 그 자리에 남는건 분명 공허함이다.
나는 여전히 ‘마음을 지키는 일’과 ‘마음을 버리는 일’을 혼동한다.
오늘도 칼자루를 쥔 나에게 충동이 불쑥 찾아왔지만, 아직은 멈추지 않았다.
확 끊고 싶은 마음을 조용히 접어 마음속 작은 서랍에 넣어둔다.
내일 꺼내보면 또 다른 모양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