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사라진 자리

by 단뎅

연락이 오지 않는다.

‘왜일까, 무슨 일이 있는걸까’ 하며 마음이 흔들렸던건 옛일이다.

이제는 그마저도 없다.


그 정도.

그 정도일 뿐이라는 걸 받아들인 지도 오래다.

이제 그런 걸 알아차릴 만큼 나이가 든 건지,

애써 노력하고 싶지 않을 만큼 연애 체력이 다한 건지,

아니면 단순히 상대가 그만큼 좋지 않았던 건지.

셋 다일 수도, 그 어디도 아닐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이제는 연락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사실.

바라는 게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이 관계를 발판 삼아 더 나아가야 하는걸까.

또 다른 누군가를 찾아 헤매야하는 걸까.

그냥 이 자리에 한동안 멈춰 서 있어야 하는 걸까.

내가 원한 건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관심이었을까.

다시 이런 과정을 반복할 만큼 내가 아직 단단할까.


둥둥 떠다니는 생각들을 붙잡다 보면 지친다.

당분간은 그 누구도 마음에 들이지 말까 싶다.

누군가를 맞이할 힘이 없는 지금,

혼자 남는 게 더 안전하고 평화로울지도 모른다.


지친 마음을 억지로 달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접어두는 것.

어쩌면 지금의 나는 그게 최선이라는 걸,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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