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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 만한 조과장 Jan 09. 2022

정치에 관심은 있는데요 정치적 이념은 잘 모르겠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서

#시시콜콜 정치 얘기


직장 점심시간이나 일 끝나고 술자리에서 심심치 않게 빠지지 않는 주제가 '정치'이다. 사실 정치 얘기는 상견례, 데이트 등 민감한 자리에서는 하지 않는 것이 국룰이다. 하지만 직장동료, 친구 간에 정치 얘기는 재테크, 주변 사람들 뒷담 얘기와 더불어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안주거리가 되곤 한다. 이제 얼마 뒤면 대통령 선거도 있으니 매스컴에서도 정치 관련 이슈들이 메인에 놓여있는 편이다.


나 또한 처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이야기를 한건 아니었다. 정책에 따라 내가 마련할 집, 내가 다니는 회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피부에 와닿을 때부터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보게 된 거 같다.  최근에 부동산 가격 상승과 회사 내에 채용과 비정규직 이슈들을 다루며, 학창 시절 정치 수업 선생님이 '정치는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라는 말이 틀린 게 없다는 걸 체감하기도 한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하며 연예계 이슈나 오락보다도 현실을 다룬 정치 사건이나 정치 관련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드라마도 정치를 다루고 있는 '하우스 오브 카드'나 '보좌관'을 재밌게 봤으며, 미국 대선 토론이나 정치뉴스들이 있으면 출퇴근 길에 챙겨보기도 하였다. 정치가 뉴스에서 보기에는 더럽고 답답해 보일 수 있어도 소리 없는 총성과 피 없는 칼질이 난무하는 진정한 전쟁터가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미국의 인기 있는 정치 스릴 드라마로 시즌 6화까지 제작됨 >


하지만 정치 얘기를 하면 할수록 가끔 불편할 때도 있다. 술자리 안주, 가십거리로 얘기를 하면서도, 사실 정치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 주제를 계속 가십거리로만 던지기에는 나 스스로도 충분히 이슈나 쟁점사항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지금의 대선만 보더라도 후보자들이 가진 인성 자질만 논하지 경제정책, 기업정책, 사회정책, 국가운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대선후보들의 잦은 말실수나 과거의 잘못된 행동, 그리고 포퓰리즘에 가까운 공약들이 후보자를 선택하고 지지함에 있어 많은 반감을 들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는 대선이 그리고 선거로 인해 발생하는 해당 정당의 정책들이 우리 삶에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정치적 견해를 가지며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좋을까.



#진보 vs 보수?, 좌파 vs 우파?


정치적 견해를 가진다는 것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정치적 이념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 프랑스혁명 당시 공화파와 왕당파 자리에서 유래하였던 '우파' '좌파'라는 용어는 현시대에서도 자주 두 이념을 구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파와 좌파가 추구하는 가치와 정책들을 잘 모르는 경우들이 많다. 내 주변을 보더라도 본인의 정치적 이념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잘 없는 거 같다.

<프랑스혁명 당시 좌파 우파의 모습>

전통적으로 좌파와 우파는 크게 '경제정책', 기업정책', '사회정책' '국가운영' 4가지 축을 가지고 구분을 짓는다고 한다.  좌파는 경제정책에 있어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 및 개입을, 우파는 시장원리에 따른 경제정책과 운영에 더 방점을 두어 운영을 한다. 그리고 사회정책에 있어서는 좌파는 평등과 분배, 복지를, 우파는 경쟁 원리에 따른 성과배분을 중시한다. 이러한 개념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어떤 정치적 이념을 추구한다는 것이 이러한 개념들보다도, 해당 진영에서 나온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걸로 귀결되는 부분도 있다. 누군가 진보적인 정책을 지지하면 재명을 지지하냐고 하고, 경제정책에 있어 보수적인 성향이라고 하면 그래서 윤석열을 뽑은 거냐고 되받아치기도 한다. 사실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최근에 정치기사에 달린 댓글만 보면 이러한 극단적 말들이 자주 오가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정치적 이념을 정하기 어려운 것이 정치영역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쟁점사항들이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북한 원조, 동성결혼, 탈원전, 무상복지, 사드 배치, 낙태, 외국인 노동자 이주 등 극히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각 이념에서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특정 정당 혹은 이념을 지지한다라고 했을 때 이러한 쟁점에 대해 동일한 입장을 가지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특정 이념을 추구한다, 혹은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 특정 이념에 치우쳐 나와 생각이 다른 쟁점에 대해서 동의하는 것은, 나의 가치관과 더불어 내 인간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이분법적으로 특정 이념을 지지한다기보다는 '중도층'을 자청하며 본인의 생각들을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


그렇다면 계속 우리는 정치적인 견해에 대해 그때마다 상황을 봐가며 말하면 되는 걸까.? 현재 뉴스에서 덜 비판받는 후보자를 지지하고, 조금이나마 내가 속한 조직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말할 수 있는 정책들에 동의를 표하면 되는 걸까? 사실 특정 개념만을 가지고 정치적 견해를 말하는 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나 또한 살면서 여러 가지 나와 관련된 이슈를 가지고 많은 생각들을 바꿔왔다.


집값이 치솟을 때는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발심이 들었으며,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이슈에 대해서는 그래도 후배들이나 능력 있는 비정규직 동료들을 보면서 지지를 표했다. 반면 이민자 정책이나, 사드 정책, 북한과의 외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내 입장을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정책들이 당장의 내 가족과 동료, 내가 속한 직장과 생활에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서인지 멀리 보게 되었다.


하지만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으로서, 어느 정도 올바른 정치적 결정에 대해서는 한 번쯤 스스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간단하게 정치적 이념에 대해 고민하기 좋은 테스트가 있다. 아래 내용에서는 70가지 질문을 가지고 본인이 어느 성향에 가까운지 테스트를 해준다.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해보지 않은 이슈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본다는 측면에서는 유용한 테스트인 거 같다. (나는 애매하게 해서 그런지 중도적 성향으로 나왔다)


8 values (8 values-ko.github.io)


마지막으로 대학교 시절 있었던 일화를 말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 한 번은 정치계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유시민이 작가로 학교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치인이자, 작가로서도 쓴 책도 쉽게 읽었기에 강연을 참석하게 되었다. 책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그리 정치적인 얘기들이 오가지 않았지만 한 학생이 질문시간에 던진 질문과 유시민 작가의 답변이 기억에 남는다.


'제 성향을 봤을 때는 저는 보수적인 성향에 가까운 거 같습니다. 근데 우리나라 정당에 지지할만한 보수 집단이 없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떤 진보, 어떤 보수 정당을 지지하기 보다도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따르세요. "



이분법적으로 보면 우리는 진보와 보수, 혹은 좌파와 우파라는 하나의 정치적 이념을 따르는 것이 많은 의사결정에서 오히려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특정 이념이 개인이 가진 모든 성향을 만족할 수는 없기에 우리는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끊임없이 고민할 필요가 있는 거 같다. 요즘 정치가 신물 나고 짜증 나더라도 싫증이 나더라도 정치에 대한 관심까지 지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정작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은 진보, 보수가 아니라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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