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류는 우주로 가려고 하는가?
어린 시절의 과학 잡지를 보면 21세기에는 인류의 우주여행이 매우 보편적이고 흔한 일이 될 것이라 여겨졌었다. 화상 전화, 달나라 여행, 우주 호텔, 무인 택시와 가사 로봇 등이 미래에 등장할 주된 소재로 등장한 편이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나도 인류가 누리는 과학기술은 크게 변하지 않은 듯싶다. 가장 극적인 변화라면 인터넷의 대중화와, 스마트폰의 보급 정도? 물론 수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지구인들이 상상했던 미래상은 예상과 달리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우주에 대한 부분은 거의 답보 상태이다. 왜 그럴까?
앞서 말한 몇 가지 미래 기술 중에서 화상 전화는 가장 빨리 등장했고, 청소 로봇 같은 단순한 형태의 로봇 정도가 실용화된 편이다. 무인 자동차는 이미 기술적으로 거의 완성 단계라서 조만간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으로 예측되며, 빌 게이츠 조차도 그러한 인력 대체 인공지능 기기들에 대해서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메겨야 한다고 주장할 지경이다.
하지만 어려서 꿈꿨던 가장 큰 미래의 변화, 인간이 자유롭게 우주를 오가는 일은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20세기에 도달했던 수준에 비해 오히려 더 퇴보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많은 SF작가들의 상상처럼 인류가 외계인과 조우하는 일은 차츰 불가능할 것이라는 자각이 과학계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지구 바로 옆의 행성인 화성에 가려는 희망조차도 1960년대 말에 중단되고는 여태껏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러한 고착 상태에서 벗어나, 최근에 다시금 인류의 '화성행'을 꿈꾸는 이들이 우주로 가는 난관들을 조금씩 헤쳐나가며 우주에 대한 꿈을 가시화하고 있다."포근하고 안락한 지구를 떠나 왜 서둘러서 우주로 가려하지?"라는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우주로 본격적인 진출을 하는 것이 인류의 숙명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차즘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부적인 사정과, 대중적 이해도의 문제로 아직까지는 이러한 세계적 트렌드에 조금 방관자적인 느낌이 든다. 그러나 곧 다가올 미래에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온갖 매체에 넘쳐날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에 우연한 이유로 공개적인 인터넷 상에 우주와, 인간이 우주로 진출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인 로켓에 관한 이야기를 써오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술적 설명글에서 시작했지만, 그것에 관심을 갖는 일부 마니아층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머나먼 안드로메다의 이야기로 여겨졌기에, 어느 날부터인지 화성인이 되었다. 차라리 구차한 부연 설명이나 서술을 배제한, 외계적 제삼자 시점에서 간결하게 정리된 석줄 요약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누군가의 반론을 두려워한다면 이야기를 펼칠 수 없다. 하지만 편협된 정보와 사상에 의지해서 나만의 우주를 주장한다면 그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억지 주장에 불과할 것이다. 이제 브런치를 통해서 군살을 쫙 뺀, 진솔한 우주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 스토리의 끝은 "왜 우주로 가려고 하는가?"라는 인류 존재 가치에 대한 다소 모호한 이야기다. 물론 과정은 기름 투성이 공밀레와, 시뻘건 화염을 내뿜는 로켓과 우주선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생소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