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상황
데지레는 베르나도트와 결혼한 뒤 결혼한 여성으로 평범한 생활을 하길 원합니다. 그녀는 모두에게 친절했으며 가족들과 친구들이 편안하고 잘 지내길 늘 바라던 인물이었습니다. 데지레는 결혼한 뒤 남편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됩니다. 마담 쥐노에 따르면 데지레는 남편이 떠나 있을 땐 늘 그를 그리워하면서 울었고, 남편이 집에 돌아왔을 땐 남편이 다시 떠날 것을 걱정해서 울었다고 합니다. 데지레는 자신의 남편이 나폴레옹에 비견할만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긴 했으며 스스로도 나폴레옹보다 잘 나가길 어느 정도 바랬을 수도 있습니다만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녀의 성품상 그냥 평온하게 살길 바랬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데지레에게 나폴레옹을 비롯한 보나파르트 가문 사람들은 가족들이었으며 남편이 그들과 함께 잘 지내길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베르나도트의 상황은 데지레의 이런 바람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당시 프랑스 군부는 두개의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나폴레옹이 총사령관으로 있던 이탈리아 방면군들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그 외 나폴레옹이 두각 되기 전 주요 전선이었던 라인 전선에서 싸웠던 군대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이었습니다. 이들 둘은 서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시기심이라던가 경쟁심이 있었습니다. 베르나도트의 경우 그는 라인전선에 있다가 나폴레옹이 지원병을 요청했을 때 이 지원병을 이끌고 이탈리아로 가서 나폴레옹 휘하에서 복무한 경우였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나폴레옹이나 그의 휘하 장군들과도 잘 알았으며 라인 전선에서 함께 싸웠던 장군들도 잘 알았죠. 하지만 그가 이탈리아로 갔을 때 기존의 이탈리아 "선임"과 라인전선의 "신참자"들은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되죠. 베르나도트가 보기에 이탈리아 방면군은 너무 기강이 헤이 했고, 이탈리아 방면군들 측에서는 "늘 자신들보다 대접받던 병사"들에 대한 감정이 있었죠. 이런 알력은 베르나도트가 나폴레옹 휘하 장군들과 충돌하는 결과를 발생했고 베르나도트는 평생 베르티에등과 친해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나폴레옹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의 반대 세력은 베르나도트와 그 동료들이 되게 된 것이며 베르나도트는 이들의 중심인물 중 하나가 되었죠. (개인적으로 클레베르가 살아있었다면 어쩌면 클레베르와 베르나도트가 중심인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지레는 이런 긴장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평생 "철이 없었다"라는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남편이 어떤 지위에 있는지 정도는 알았을듯합니다. 하지만 "정치적 야심이 없는"데지레의 행동은 남편인 베르나도트에게 위협을 가져올 수도 있었습니다. 데지레는 자신의 신변 이야기를 언니와 형부에게 시시콜콜 이야기했으며 이것은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나폴레옹에게 들어가게 되죠. 베르나도트는 아내가 "악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행동을 제어할 수는 없었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기 보다는 아내를 정치적 이야기에서 멀리 떼놓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죠. 베르나도트는 아내에게 자신의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으며 대신 아내와 함께 있을대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시시콜콜한 이 야정도만 해줬다고 합니다. 반면 정치적 교류 등은 정치에 민감한 여성들이 드나들던 살롱에 가서 했었습니다. 베르나도트는 마담 르카미에와 마담 드 스탈과 교류를 했었죠. 마담 르카미에는 매우 아름다운 여성으로 베르나도트는 우연히 그녀의 어려움을 도와준 뒤 친분을 맺었었습니다. 또 자신을 갈고 닦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던 베르나도트는 역시나 당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알려져있던 마담 드 스탈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했죠.
이런 상황은 데지레가 남편에게 어느 정도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을듯합니다. 데지레는 남편이 다른 여성들의 살롱에서 "연애질: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름답고 지적이었던 마담 르카미에나 당대 최고의 지성인중 한 명으로 알려졌던 마담 드 스탈 같은 여성과 교류하는 것에 어느 정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늘 다른 사람과 잘 지내려던 데지레였기에 이들 여성들과도 나중에는 잘 지내게 되죠. (베르나도트가 얼마나 연애에 관심이 없었냐면 마담 쥐노가 쓴 글에서 베르나도트에 대해서는 "열정이 없다"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마담 르카미에는 데지레를 만나서 "당신 남편은 저와 있을 땐 왜 정치 이야기만 하려 하죠"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베르나도트가 나폴레옹의 정적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베르나도트는 젊은 시절 장교가 되는 것은 꿈도 꾸지 않던 평범한 부사관이었죠. 하지만 혁명은 그를 장군으로 만들어줬으며 이 때문에 베르나도트는 후에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서 절실히 느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거부감은 나폴레옹이 권력을 잡은 브리메르 18일의 쿠데타 직후에 잘 나타납니다. 쿠데타 다음날에 베르나도트는 나폴레옹과 만났는데 군복을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은 그에게 왜 군복을 입고 있지 않냐고 물었는데 베르나도트는 이것은 자신의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아내와 함께 피신해야 했었죠. (이때 데지레는 갓 태어난 아들을 떼어놓고 남편과 함께 있었는데 그녀는 남편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빨리 아들을 보러 가자고 남편에게 하소연했었다고 합니다.)
이런 긴장상태에 대해서 데지레는 일관되게 "남편에게 불리한 일들"을 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것은 그녀가 정치적 야심이 없었다는 것과 함께 남편이 자신의 친척들인 보나파르트 가문 사람들과 잘 지내길 바랬기 때문이었을듯합니다.
이런 데지레의 행동은 나폴레옹이 데지레에게 늘 우호적이게 만들었을듯합니다. 그리고 베르나도트 역시 이런 나폴레옹의 호의를 이용하게 됩니다. 나폴레옹은 어쨌든 자신의 최대 정적 중 하나였던 베르나도트에 대해서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었으며, 또 베르나도트는 주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면 늘 아내의 영향력 이용하게 되죠. 늘 사람 돕는 것을 즐겼던 데지레는 남편이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면 늘 그들을 돕는데 열중했었다고 합니다.
사실상 데지레의 존재는 베르나도트와 나폴레옹 사이의 완충망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특히 나폴레옹이 권력을 얻으면서 베르나도트가 위험에 빠지게 되었을 때 그녀는 남편을 지켜주는 마스코트 였죠.
그림출처
1. 위키 피디어
2.Bernadotte : the first phase 1863-17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