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아라 Aug 27. 2015

베르나도트 : 프랑스에서의 삶(1)

들어가면서

훗날 스웨덴의 국왕 칼 14세 요한이 되는 장 바티스트 베르나도트는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비록 윗대로 올라가면 귀족 가문과 엮일 수는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프랑스 구체제에서 제 3 신분이었던 "법률가"의 아들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프랑스 대혁명이 아니었다면 장교이 될 수 없었을 것이며, 프랑스 혁명 전쟁이 아니었다면 장군이 될 수 없었을 것이며, 나폴레옹이 없었다면 후에 스웨덴에서 "국왕"으로 선출될 만큼 높은 지위에 오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장 바티스트 베르나도트에 대해서 어떻게 알려져있을까? 그에 대한 한글 자료들 대부분은 나폴레옹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매우 편향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그의 아내가 나폴레옹의 첫 약혼녀라고 알려진 "데지레 클라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마치 베르나도트는 나폴레옹의 안티이고 아내 덕에 운 좋게 자리를 보전한 인물 정도로 여기는듯하다. 그리고 배은망덕하게도 라이프니츠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뒤통수를 쳤다는 식의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스웨덴으로 간 뒤의 베르나도트의 행동은 확실히 모국인 프랑스 입장에서는 배신일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조국인 스웨덴에는 이런 행동은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었기에 과연 그를 단순히 "배신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가는 의문이다. 또한 나폴레옹에 대한 배신이라는 이야기 또한 맞지 않는 이야기일듯하다. 왜냐면 이미 오래전부터 베르나도트는 나폴레옹의 정적이었다. 비록 베르나도트는 나폴레옹 휘하에서 오래도록 복무했지만, (베르나도트가 나폴레옹 휘하로 간 것은 1797년이다.) 베르나도트는 언제나 나폴레옹 편이 된 많은 장군들과는 좀 다른 인물이었다. 이런 상황은 사실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이나 군인들간의 알력도 연결이 되는 문제일 것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은 그가 늘 나폴레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베르나도트의 프랑스에서의 삶에 대해서 읽어나가다 보면 그의 전기를 썼던 Barton이 베르나도트의 전기 서문에서 "넬슨이 프랑스군으로 가서 영국을 공격한 것과 같다"라고 한 말에 공감이 된다. 베르나도트는 프랑스에서 매우 용감한 군인이었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했고 적 앞에서 주저하지 않았으며 부하들과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런 모습은 그가 진격할 땐 언제나 선봉부대를 맡았으며 퇴각할 땐 후미를 맡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이런 그가 프랑스의 적들과 손을 잡고 프랑스를 공격한 것은 프랑스에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베르나도트에게 "장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고, 프랑스 혁명 전쟁은 그가 군인으로써 명성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상황은 베르나도트가 "자유"에 대한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게 했으며 결국 공화국에 충성을 다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후에 그가 나폴레옹과 반목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다. 실제로 베르나도트가 원수직을 받아들여서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것을 인정했을 때 그와 함께 싸웠으며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것에 반발해서 사직서를 냈던 한 장교는 베르나도트에 대해서 "상브르와 뫼즈 군의 베르나도트는 어디에 있으며, 브뤼메르 18일의 베르나도트는 어디로 갔냐"라고 말하면서 그를 비난했을 정도였다.


베르나도트의 제일 아이러니 한 점은 이런 공화국에 충성했던 인물이었음에도 스스로 국왕이 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과연 무엇이 "자유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던 " 베르나도트에게 "국왕"이라는 지위를 받아들이게 만든 것일까? 이것 역시 그의 프랑스의 삶에서 답이 있다고 생각된다.


베르나도트는 "일심으로 공화국을 위해 살다 죽었다"라고 묘사되는 장군들인 마르소, 클레베르 같은 인물처럼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베르나도트의 삶은 결국 "스웨덴의 칼 14세 요한"이 되는 길로 가게 된다. 그리고 이런 극적인 변화는 그의 프랑스의 삶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장 바티스트 베르나도트, 프랑스 제국군의 원수


이 글은 Barton이 쓴 베르나도트의 전기 중 Bernadotte : the first phase와 Bernadotte and Napoleon이 두 권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다. 첫 번째 권은 나폴레옹이 권력자로 부상한 직후까지의 베르나도트의 삶이며 두 번째는 그 이후 스웨덴 왕위 계승자로 선출되기 직전까지의 삶이다. 이 글을 통해서 베르나도트가 왜 칼 14세 요한이 될 수밖에 없었는가를 좀 더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 


더하기

데지레 클라리가 베르나도트의 아내여서 나폴레옹이 전장에서 열 받았을 때도  베르나도트를 총살 못했대나 어쩐대나 그런 이야기가 있긴 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