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아라 Oct 09. 2024

다카포 아리아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의 전형적 형식

바로크 오페라의 아리아의 가장 대표적인 형식은 바로 다카포 아리아라고 불리는 형태입니다. 다 카포 아리아는 아리아의 형태가 다카포, 그러니까 제일 앞쪽으로 돌아가서 끝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A-B-A' 이런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악보 역시 다카포 형태이기 때문에 악보는 A-B 두개의 파트만이 존재하고 마지막 파트는 다카포로 앞쪽에서 돌아가서 fine에서 끝나는 형태로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마지막이 A'이 왜냐? 라고 궁금하실겁니다. 그건 다카포로 돌아간뒤 가수가 악보 그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고 변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로크 아리아에서 뒷부분이 보통 가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장식음을 넣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사실 뭔소리야?? 이런 생각을 많이 할겁니다. 

그럼 다카포 형식을 이야기할때 전형적으로 쓰이는 아리아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Da tempeste il legno infranto (소프라노 율리아 레즈네바)

 https://youtu.be/5IX-EfxmAXA?si=UAaYPHtDeyv7d6RP


이 아리아는 헨델의 줄리오 체사레의 2막에서 클레오파트라가 톨로메오에게 쫓겨서 도망가면서 부르던 노래던가 그렇습니다. 여기서 악보를 따라가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악보는 A-B-A형식으로 되어있지만 뒤의 A파트는 부르는 가수들의 해석에 따라서 조금씩 변형이 일어납니다. 


Da tempeste il legno infranto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이)

https://youtu.be/wZF9KicVqiQ?si=J5Y-pDOTsvmAV1ZA

이렇게 같은 곡이지만 다른 가수들은 A'파트에서 각자의 장식음을 다르게 넣고 있는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사실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들을 들어보면 이런 형식은 그냥 자연스러운것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많은 아리아에서 이런 형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명이 어렵긴 하지만 듣다보면 아하...내가 매일 듣던 바로크 아리아 형식이 구나...이런 생각이 듭니다. 


비발디의 오페라 광란의 오를란도 중  1막에서 주인공 오를란도가 부르는 Nel profondo

콘트랄토 마리-니콜 르뮤 https://youtu.be/0SP9ATr2it0?si=V-0sKEic1LD8l8rd


메조 소프라노 비비카 제노https://youtu.be/A0aa5D3p8jc?si=IfNinQZvOPKvaVU-


콘트랄토 소니아 프리나https://youtu.be/nHJhrC4D7Nc?si=fXfO5TpumyApeNnz




중요한 것은 왜 다카포 형식을 하는가? 라는 이야기입니다. 


다카포 형식에서 특히 뒷부분의 변형 형식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것은 앞의 전형적으로 부른 내용에서 뒷부분의 내용을 강조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앞에서 부른 가사중에 오페라 내용이나 감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면서 불러서 곡의 느낌을 완전히 다르게 바꾸고 의미를 강조할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반복된 부분의 변형은 단순히 가수의 기교를 강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래의 감정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이야기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변형은 가수들의 재량에 따른 것이기에 같은 곡 같은 가사라도 강조하는 부분이나 감정이 다르고 또 장식음을 어디에 넣는가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곡에 대해서 무한한 변형을 할수 있는 점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바로크 오페라의 절정기를 이루던 시기인 18세기 무렵에는 기교적으로 뛰어난 가수들인 "카스트라토"들이 존재했었습니다. 이들은 음역이 매우 넓었을뿐만 아니라 신체적 특징과 고된 훈련을 통해서 엄청나게 큰 폐활량을 유지했고 그 결과 엄청난 기교들을 소화할수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카스트라토들 대부분이 여러서부터 음악공부를 했고 작곡등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이었기에, 오페라에서 곡해석 역시 자신들의 관점에서 할 수 있었으며 이것은 바로 아리아에서 표현할 능력이 되는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바로크 오페라 시기에 다카포 아리아는 중요한 형식이 되었으며, 특히 오페라 가수들의 음악적 능력을 평가하거나 뽐낼수 있는 중요한 바탕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단점은 이 변형을 단순히 가수에게 의존하기에 만약 가수가 실력이 딸리거나 아니면 감정라인이 안맞거나 한다면 단조롭거나 이상하게 변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다카포 형식이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를 식상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있더라구요.)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냐구요

후훗....


제 21회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에서는 2024년 10월 11일 오후 7시 30분과 2024년 10월 12일 오후 3시에 바로크 오페라인  안토니오 비발디의 "광란의 오를란도 Orlando furioso (오를란도 푸리오소)"를 무대에 올립니다.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는 형재의 오페라와는 좀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사실 좀 더 형식적인 면이 있습니다만, 사실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는 이런 다카포 아리아 형식같은 것을 통해서 생각보다 공연에서 훨씬 더 자유로운 면도 있었으며 또한 같은 곡이라도 그 공연에서만의 "아리아"를 부르는 것이기에 같은 공연을 다시 볼수 없는 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다카포 아리아들이 나오는 이 비발디의 오페라를 한번 들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저와 같이 말입니다. (저는 두번다 갑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