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레벨 에서도 Group Oral Presentation 이 있다.
우리는 그룹이 되어 정해진 주제에 맞는 슬라이드를 만들고 각자 몫의 발표를 해야한다. 이번 주제는 코비드 이후 도시의 범죄율 증가에 대한 것이었고, 우리는 파리를 선택해서 기사를 찾고 스크립트를 썼다.
그리고 준비과정으로 한 번 만나기로 해서 지난주말에는 Bugis 의 스타벅스에서 만났다. 여긴 멤버중 한 명이 추천한 곳이었는데, 와, 바깥에 자리가 잇어서 너무 좋았다! 스타벅스를 방문할 때면 언제나 너무 추워서 겉옷을 껴입어도 오래 머물기 힘들었더랬다. 그런데 여긴 바깥자리가 있어!
우리는 일단 만났고, 각자의 음료를 주문하러 갔다. 한 명은 안마시겠다고 했고, T 와 나는 주문하기 위한 줄을 섰다. T 는 내 앞에 섰는데, 직원과 소통이 잘 안되는 것 같았다. T 가 선택한 음료가 세종류가 있는데 그걸 뭘로 하겠느냐 직원이 묻는데, T는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그걸 보고 나는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하며 가까이 가는데, 안그래도 T 가 돌아보며 도와달라고 했다. 나는 직원에게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한 뒤에, T 에게, 네가 선택한 음료는 우롱, 히비스커스, 블랙티가 있대, 그중에서 하나 선택하래, 하고 말해주었다. 그는 블랙티로 선택했다. 그의 주문이 완료되기를 도와준 뒤 내 음료를 주문했다. 그리고 바깥에 자리로 가 앉았다. 언제나 늦는 A 는 내가 늦지 말라고 톡으로 말했음에도 역시나 늦었다. 아무튼 그렇게 우리는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단 스타벅스가 춥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것도 좋았다.
그리고 다같이 짧은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와, 내가 인생의 이 시점에서 낯선 도시에서, 베트남과 중국에서 온 젊은이들과 과제를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우리는 슬라이드를 위해 찾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또 어디서 이미지를 구했는지 공유하고, 그 외에도 딱히 쓸모는 없는 이야기들을 조금 더 나누었다. 너 이건 좀 수정해야 해, 하는것도 의견을 나누면서 시간이 흘렀고, 나는 이 순간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사실 굳이 만나야 했나, 톡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나, 라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주말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게 참 즐거웠다. 이 순간이 좋아서 나는 사진도 찍어본 것이다.
그룹 숙제는 너무 싫지만, 그런데 그룹으로 숙제하니까 이렇게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네.
사실 쓸데없는 얘기를 더 많이 했다. 나무는 베트남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한국어로 발음하는지 그런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즐거웠다. 저 짱구스낵은 내가 준비해간거다. 니네 하나씩 먹어, 선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정한 어른학생인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다정한 어른 클라스메이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난한 유학생이지만 짱구쯤은 선물할 수 있지!! 이거 코리안 스낵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두어시간을 같이 앉아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노트북을 보여주면서 또 핸드폰을 통해 번역한 문장들을 보여주면서 만남을 마쳤다. 이 그룹 숙제는 분명 의미가 있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룹 숙제, 정말 하기 싫지만, 그런데 그룹 숙제는 의미가 있어. 없지 않아. 물론 그룹 멤버들을 어떻게,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는 그룹 숙제 하는데 상당한 스트레스를 가져오기도 하겠지만, 나는 이 시간이 좋았다. 사실 대학때 조를 짜서 발표했던 것보다 지금이 더 나은것 같다. 하하하하하.
아, A 는 지나번 발표할 때, 스크립트를 모두 외운 아주 드문 학생이었다. 나는 너 어떻게 그렇게 했냐, 외우는 특별한 요령이 있냐 물었다. 그러자 A 는 외우지 않았다, 외우지 못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너 외워서 했잖아?! 했더니, A 는 아니, 나는 외우지 않았고 이해했어, 라고 답했다.
오!!
맞네!!
그래, 나는 알고 있었다. 이해하면 외울 필요가 없다는 걸. 그것에 대해 글로 적기도 수차례였는데,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햇지?
너 그런데, 영어인데... 이해한다고 그걸 다 했어?
그러자 A 는, '응 그래서 영어에는 mistake 가 많았어, 이해하고 그냥 한 거니까.'
아!! 나는 이렇게 젊은 친구로부터 큰 깨달음 얻는다. 그래, 이번 발표는 외우지 말고 이해하자, 그리고 엉망인 영어로 그냥 말하자. 나는 A 에게, 너의 미스테이크는 오케이야, 왜냐하면 너는 영어를 배우러 와있는 거니까, 라고 했다. 그래, 이해를 해서, 그냥 해보자. 만세!! 큰 깨달음 얻는 모임이었다.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배울 게 있다니까?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헤어지면서 친구들이 지하철 타고 갈거냐고 내게 물었고, 아니 나는 주변을 좀 둘러볼거야, 했다. 근처에 지난번에 봐둔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 야외 자리에서 맥주 한 잔 하고 가고 싶었다. 늘 클락키만 가다가 이번엔 다른데 가봐야지, 한 것.
알콜함량 적은 맥주와 뢰스티를 주문했다. 뢰스티 사이즈 너무 작아서 당황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혼자 맥주 마시는 시간 너무 좋아서 큰일이다, 정말.
이제 이곳에서의 학교생활도 3주정도 남았네.
다음주 내내 발표 준비를 해야겠지만, 하루하루가 참 소중하고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