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학교에서의 수업도 다음주면 끝난다.
다음주 월요일에 마지막 수업이 있고, 화요일에는 스피킹 시험, 수요일에는 Final Exam 이면 더 이상 학교에 올 일이 없다.
어제는 Listeng & Speaking 의 마지막 수업이었다. 다음주 스피킹 시험에서 선생님인 Steve 를 다시 만나긴 할거지만 수업으로는 마지막이고, 나는 이 과정이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특히나 Steve 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고 모두들 집으로 가면서, 나는 다음주에 기말시험 끝나면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하고 로이드에게 말하니 로이드가 '너 그러면 다시 싱가폴에 안돌아와?' 라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이페이 에게도 말하니 이페이는 아쉽다면서 나를 안아주었다. 친구들과 그렇게 헤어진 후 스티브에게 나 다음주에 기말 시험 치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너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다, 라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정말 고맙다면서, 너야말로 가르치는 동기부여가 되는 학생이었고 참 positive 했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Steve 에게 그런데 사실, 내 영어가 improving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는데, 그러자 Steve 가 말했다.
"6개월은 확실히 내가 변화를 느끼기엔 짧은 기간이지. 만약 내가 체중을 줄이고 싶다고 6개월간 노력을 하면, 나 자신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 같지 않지만, 6개월 후에 만난 다른 사람은 내게 '오 너 달라졌네' 라고 하잖아. 너의 영어 실력도 너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느낄거야."
라고 말해주었다.
그럴까?
2주전, 여동생이 와서 함께 싱가폴 돌아다니고 먹고 마시면서, 여동생이 내게 뭘 물을 때마다 나는 '몰라', '모르겠는데?' 해가지고, 여동생은 내게 '뭘 그렇게 다 몰라' 했단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하다 동생아. 내가 아는 것좀 물어보지 그러니.
게다가,
싱가폴 오기 전에 나는 다른 사람들이 익히 말해준대로 내 귀가 트일줄 알았지. 껄껄. 그러니까 그런말 우리 많이 듣지 않나. '외국가서 외국 뉴스 틀어놓고 지내면 언젠가 확 귀가 트인대' 하는 그런 말.
싱가폴 오기 바로 직전에 일본에서 어학연수를 1년 이상 했던 지인은, 집에만 가면 텔레비전을 틀어두었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다 들렸다고 했다. 처음엔 안들려서 답답했는데 말이다. 오래전에 들었던 <굿모닝 팝스>에서도 그런 사연이 나왔었다. 미국에 도착해서 그냥 못알아들어도 라디오를 틀어두었더니, 어느 순간 자기가 그 라디오에서 나오는 걸 알아듣고 대꾸하고 있었다고..
나는 그런데 왜, 여전히 모르겠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개월이 짧은건가 내가 돌머리인가..남들 귀 뻥 뚫리는거 3개월이면 되는것 같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밥 먹으면서 너무 한국유튭 봤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긴 내가 노력이 부족하긴 했지. 나는 지금도 일어나면 뉴스를 틀긴 하는데, 못알아듣겠다. 가끔 트럼프가 뭐 어쨌다고 한건 알겠는데, 뭘 어쨌는지 모르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면 자막을 보는데, 자막도 뭐라는지 모르겠다. 내 영어는 어디로 가나요? 갈 곳을 잃었나요?
안되겠다 싶어서 며칠전부터 스픽도 설치하고 결제했는데 하기 싫어서 안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나는 평생 '영어 잘하고 싶다' 에서 끝나는, 그런 사람인건가. 여기까지 와서 돈 들여가며 학교 다녔는데, 과연 내 영어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건가. 영어야, 너는 어디쯤에 있니, 나에게...
기말 시험 잘 보고 싶은데, 그러면 좀 공부 좀 해야 하는데, 사실 엊그제부터 몸이 아프다. 어제는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눈이 막 튀어나올라하고 두통이 생겼어. 나는 집에 가는 길에 아무 병원에나 들어가서 나 체온 좀 재줘, 했다. '나 열이 느껴지거든' 했더니, 응 재줄게, 하고 간호사쌤이 재줬는데 37.3 이었다. 그러자 간호사쌤은 이렇게 말했다.
"No fever!"
아, 이정도는 열도 아니구나. 그런데 나는 아프고 괴로워서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약을 꺼냈다. 내가 싱가폴 오기 전에 기침감기약을 처방받아 가져왔단 말이지. 거기에 진통,해열제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걸 먹었다. 덕분에 잠이 쏟아졌고,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잔 것 같다. 전날 시름시름 앓느라 잠을 못잤거든.
코타키나발루에서 달리다 넘어진 곳이 아직 여전히 아프고, 생리를 시작한데다가, 엊그제는 오후에 신경쓸 일이 있어서 밥도 못먹고 스트레스를 뽝 받았더니, 이 모든게 합쳐져서 몸살이 온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보다 나은데 여전히 아파서 아침 먹고 약 먹고, 지금은 점심 먹고 약 먹었다.
하여간 약 먹고 빨리 낫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래야 내 영어, 잘 끌고갈 수 있는데 말이다.
시간은 참 잘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