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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 Descansador Jun 14. 2018

멕시코에서의 교환학생 그리고.. (2)

Life Saver: 듀오링고


다소 충동적인 나의 삶의 결정에 대해 변론을 해보자면

그러한 방식이 종종 내가 삶의 중요한 도전에 임하는 자세인 것 같다. 


일종의 배수진(背水陣)이라고나 할까.

그 옛날 한신은 조나라를 상대로 강을 등지고 진을 침으로서 적이 방심하게 하고, 

반대로 자신의 군대는 결사항전하게 함으로써 큰 승리를 이끌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런 굳건한 결의를 가지고 결정을 했다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나의 게으름을 스스로 채찍질하기 위해 고안해낸 고육지책과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짧지 않은 인생에서 내가 알게된 나는 도전을 위해 스스로 좀 등떠밀 필요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등떠민 도전들에서 늘 내가 만족할 만한 성과 그 이상을 얻었다고 감히 

확신할 수 있다. 


내 글을 읽는 분들 중 만약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감히 '일단 한 번 질러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삶의 중대한 변화에 대한 우리의 적응력은 우리 생각 이상으로 초인적이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 나는 멕시코로의 출국 5개월을 앞두고 스페인어 알빠베또(Alfabeto)를 간신히 

어버버 발음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나에게 '듀오링고(Duolingo)'라는 앱은 구원자와도 같았다. 


내 스페인어의 8할, 듀오링고



제목과도 달리 이번 글을 마치 듀오링고에 헌정하는 글이 될 것도 같아서 다소 조심스럽다. 

하지만 듀오링고는 그만큼 나에게 가장 중요한 선생님이었다. 


아무리 떠올려봐도 내가 이 어플리케이션을 어떤 계기로 접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1달 다녔던 스페인어 학원의 학습 방식이 나와 잘 맞지 않아서 관두고 대안을 찾다보니 우연히 알게 

된 것 같다. 


이 앱의 가장 큰 장점 두 가지는 1) 스스로 문장을 만드는 힘을 길러준다는 점과, 2) 다양한 언어를 Base로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Hola, Cómo estás?'와 같은 간단한 문장에서부터 시작해서 해당 언어의 일반적인 문장 구조를 자연스럽게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모든 커리큘럼을 모두 학습한 뒤로는 특정 문장의 특정 어휘를 대체할 어휘력만 키우면 수백, 수천개의 문장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다. 


또, 내가 무슨 언어를 기반으로 특정 언어를 배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예를 드는 것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를 공부한다고 할 때 우리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기본 

언어로 설정할 수도 있고, 영어를 기본 언어로 설정할 수도 있다. 이것이 강력한 장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짐작하다시피 영어, 스페인어를 비롯한 여러 유럽어가 모두 '라틴어'라는 같은 뿌리에서 파생된 언어이기 때문에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문장 구조가 유사한 것은 물론, 어원이 동일한 단어는 그 의미를 정확히는 알지 못할지라도 유추가 가능한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의 속도가 붙고, 어휘력의 향상 또한 눈에 띄게 다르다. 


내가 멕시코 땅에 떨어졌을 때 내 스페인어의 98% 이상이 듀오링고로부터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게 당장 필요한 문장을 만들어내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멕시코 및 남미 현지에서 스페인어가 많이 향상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아직도 가장 크고 튼튼한 주춧돌은 '듀오링고의 가르침'이다.  


독자 여러분들 중 외국어 학습을 희망하지만 학원 등록에까지의 투자에 의문이 든다면 해당 언어를 

맛보기에 또 이만한 어플리케이션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한계가 있다면, 학습 가능한 언어가

주로 라틴어 파생의 언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개선되고 있다. 최근 중국어도 추가되었고,

아랍어나 힌두어 역시 개발단계(각각 28%, 90% 완료)를 거치고 있다. 


현재 나 역시 게을리나마 프랑스어를 조금씩 학습하고 있다. 

내 게으른 학습 태도로 인해 본 글 표지의 밝은 표정의 초록새가 슬픈 표정을 지으며 얼른 다시 공부하라는 알람을 거듭 보내며 죄책감을 더한다. 이런 알람 기능 역시 학습자가 유쾌하게 본인의 학습 동기를 

다시금 다지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꼭 '듀오링고'를 사용해보시길.





삶의 중대한 변화에 대한 우리의 적응력은 우리 생각 이상으로 초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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