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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May 14. 2023

마음 놓고 살기

에세이

등골이 싸늘해지는 기분이 든다. 조바심 덕분에 잘 써질 글도 안 써진다. 머리는 아무리 쥐어짜도 생각이 안나고 대체 다음 문장을 어떻게 이어가야할 지 모르겠다. 마음을 놓으면 잘 된다는데, 대체 마음을 놓을 줄을 모르겠다. 마음 놓고 생각해. 평소에 마음을 너무 꼭 쥐고 있는걸까?


덕분에 마음은 늘 쪼그라들어있다. 맘에 안드는 거 투성이고 짜증만 나서 툴툴거린다. 마음 놓기란 쉽지 않다. 쉬운 일이었다면, 아무도 수행 하려고 하지 않았을 거다. 마음도 수행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한 거라면, 마음에도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음에도 재능이란 게 있다면 아마 태어날 때 부터 잼잼 거리며 손을 쥐려고 하지 않았을 거다. 


내 마음이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모순적이다. 내가 가지고 있지만 가진 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 마음도 요리처럼 계량이 된다면 그람 수 만큼 재서 덜고 더할 수 있다면. 참으로 편할텐데 말이다. 그리고 숙련된 요리사처럼 슥슥 양념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나도 나이가 들면 할머니처럼 요리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마음은 항상 걸림돌이다. 마음을 없애버리면 무엇이든 척척해낼 수 있지 않을까? 굉장히 과격한 결론에 이르렀다. 마음의 병을 겪는 이들이 결국 도달하는 문장이다. '그래, 없애버리자' 마음은 어디 있는가? 육체 안에 있다. 그래서 보이는 육체를 없애 버린다. 나도 과거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마음을 놓고 살기는 어렵다. 마음을 어디에 놓을 지도 모르겠고, 마음을 놓으면 육체는 홀로 어떻게 살 수 있나? 그래서 마음은 항상 들고 다니게 된다. 꼭 쥐고 놓아주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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