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승리를 위하여~ (feat.두산 팬 아님)

미세먼지를 뚫고 잠실 NC전 직관기

by 집사가 되고싶다

지난 금요일, 미세먼지로 크보 세 경기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잠실에서 열린 NC vs 두산 시리즈 2차전을 보러갈 예정이었기에 1차전 취소 소식에 맘 졸이고 있었는데..(미세먼지 취소라니....진짜 뭥미)



다행히 토요일 2차전 경기는 맑디 맑은 잠실 하늘아래 예정대로 진행됐고, 주차난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잠실 종합경기장에 도착했다. 17시 경기인데 15시부터 경기장에 차 대놓고 기다리는 기행을...


*야구 있는 날 주차 종일권은 단돈 5천원이라는 사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2회 정도까지 발디딜 틈 없이 복잡한 1층 식당가도 아직 한적한 이 시간.

홈 팀 응원하기 제일 좋다는 바로 그 레드 지정석. 혼자 직관가서 소리지르고 율동 삼매경에 빠지지 않겠다는 굳은 마음가짐과 달리..응원단 무대가 바로 코앞, 코옆이라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들썩들썩 엉덩이가 씰룩씰룩했다. 거부할 수 없는 너란 남자곰, 철웅이의 치어리딩력이란..>.<



2대1로 뒤지는 상황에서 주자 1루, 투아웃, 타석에는 박.건.우.

응원 소리가 격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 경기장 다이아몬드보다 내 눈길을 끌어당기는 곳이 있었으니..


자꾸만 경기장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는 어린 아들과, 이번 타석까지만 보자고 아이에게 부탁(?)하는 젊은 아빠의 모습이었다. 나는 아직 아빠가 되려면 멀었지만..왠지 모르게 그 모습이 가슴속에 후욱 들어왔다. 주말에 아들과 함께 저지를 맞춰 입고 경기장 직관을 온 아빠와 아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고, 팅팅대는 아들에게 왜 이번 타석이 중요한지, 왜 지금 나가면 안되는지 아주 진지하게 (부탁조로) 설명하는 아빠의 말투와 표정이, 마치 야구에 빠진 30-40대 모든 아빠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꼭 한 번 저런 경험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5회가 끝나고, 간식 타임! 흔히들 야구장에서는 치맥치맥 하지만, 사실 치맥은 ㅈㄹ 비싸다 -_- 치킨 한 박스에 맥주 2잔 주문하면 2-3만원이 훌쩍. (그래서 명인만두의 줄이 가장 길었을까..)




경기장 밖의 흡연장은 매 회가 끝나면 항상 이렇게 인산인해를 이룬다. 정말 근처에만 가도 담배 냄새가...ㅠㅠ 그래도 경기장 내 흡연 금지된 게 어디며.. 이렇게 흡연장소를 애용해주시는 게 어디인가..

감사합니다 흡연자님들 ㅠㅠ


더이상 엉덩이와 어깨를 흔들거릴 힘이 없는 나는 슬그머니 매점으로 가서 떡볶이 한 접시(3천원)를 손에 들고 한적한 외야로 향했다.



외야석에 앉으면 비로소 야구장이 얼마나 광활하고 외야수들의 수비 범위가 어마무시 하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데, 내가 저기 앉아있을 동안 파레디스가 얼마나 외로워 보이던지..심지어 체감온도는 5도 남짓..-_-;;


행여나 이쑤시개 하나 떨어뜨릴까봐 두 개 챙겨온 나란 남자


외야에서 2회정도 느긋한 휴식을 즐기고(역시 혼자보는 직관은 외야가 진리) 경기가 끝나갈 무렵 승리를 확정한 두산 팬들이 보여준 엄청난 플래시 퍼포먼스에 혼자 신나서 박수를 쳐댔다. 웬만한 아이돌 콘서트장 뺨치는 핵응집력곰돌이팬심..ㄷㄷ



경기는 꿀잼 접전 끝에 6:3으로 두산의 승!

경기장 나가는 길에 3루석에 잠깐 들렀는데, 졸지에 매너 좋은 NC선수들의 원정석 인사까지 받았다. (졌잘싸)



이렇게 올시즌 첫 직관은 잠실에서 시작됐다. 2017시즌 10경기 직관을 넘겨보자는 올해의 목표를 과연 이룰 수 있을 것인가..(작년 10경기의 절반이 당시 집 근처에 있었던 고척돔이었다는 건 안비밀)


과연 올 해 크보는 몇 경기나 볼 수 있을지! (아내님 보고 있나?)




아,

혹시나 잠실 직관 티켓 값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사진 한 장 투척.



그러니까.. 한 커플이

"우리 주말에 야구나 한 번 보러갈까?" 하고 홈 응원석 예매하고 치맥 똬! 하면,

최소 6만원이라는 거.


그러니까.. 한 가족이

"우리 주말에 애들 데리고 야구나 보러갈까?" 하고 외야 자유석 예매하고 간식 냠 하면,

최소 6만원이라는 거.




(그리고 요런것도 있길래 - 구단 관계자 *절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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