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햇볕을 좋아한다옹

30대 부부, 서울을 떠나 타운하우스로_3

by 집사가 되고싶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로 내려오면
가장 먼저 창문 블라인드를 올린다.


햇살을 즐기기위해?


아니.
내가 즐길 햇살은 이미 창밖 테라스에 넘쳐흐르고 있다.


주인님, 광합성하실 시간입니다


딱 필요한 만큼만 블라인드를 올리면 '통통통통' 두 냥님들께서 경쾌한 소리를 내며 계단을 뛰어내려오신다.

광합성 중에는 방해하지 말라옹

그리고
각자 편한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그루밍을 하며, 이제 본격적인 아침잠 준비를 시작한다. 물론 5분 전까지 실컷 주무시다가 내려왔지만.. 이분들께 수면 시간과 횟수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따듯하게 자냐. 어둡게 자냐. 밥먹고 자냐. 자다가 깨서 다시 자냐.

자느냐또자느냐 그것이 문제다옹.





고양이에게 수직 움직임을


수평구조의 아파트, 그리고 작은 창 너머로 개미처럼 자그마한 자동차만 보이는 아파트에서 살던 고양이들에게 이 집은 더할나위없이 좋은 공간이다.


계단이라는 걸 처음 접해본 이구름이 말도 안되는 낮은포복으로 계단을 오르내리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지금은 한 걸음에 계단 두개씩은 가뿐하게 건너뛰며 심지어 계단 다니는 속도가 나보다 더 빠르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우다다하는 모습을 언젠가 꼭 영상으로 찍어둬야지!'

너무 햇볕을 봤더니 얼굴만 탔다옹


가끔 두 냥님들이 '갸르릉갸르릉' 희안한 소리를 내며 창 밖을 바라고고 있으면, 십중팔구는 까치 녀석들이 창문 너머의 고양이들을 놀리듯 테라스 근처를 기웃거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난 까치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내가 줄 수 없는 즐거움과 호기심을 우리 냥님들께 제공해주니까. 언제 한 번 모이라도 좀 나줘야겠다.

곧 창가 옆 테라스에 심어둔 화분에 나비와 벌들이 날아들면 두 고양이들은 또 얼마나 흥미로워할까!?


봄이여 꽃이여 나비여

주저말고 성큼성큼 다가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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