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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쥐 Sep 20. 2024

중국의 훠궈

火锅

요즘 대학원을 같이 다니는 친구는 대학생활을 총칭에서 보냈고 그녀의 어머니 또한 총칭이 고향이다.

그녀는 오랜만에 총칭훠궈가 먹고 싶다며 나를 훠궈집에 데려갔다.


총칭과 쓰촨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로 중국의 남방 쪽에 위치해 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쓰촨요리'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 지역 쪽 사람들은 습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다.

친구 “중국에서 거긴 소화기관 관련 질병률 1위야."

“그러면 매운 걸 그만 먹으면 되지 않아?"라는 물음에 친구는 답했다.


못 고쳐!


훠궈는 요즘 한국에서도 '하이디라오'의 유행으로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온다면 꼭 한 번쯤은 하이디라오 말고 로컬의 유명한 훠궈집도 방문해 보길 바란다.


사실 오리지널 총칭 훠궈는 저렇게 매운맛, 안 매운맛으로 나뉜 게 아니라 전부가 매운맛으로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위장을 위해 반반을 택했다.


이번에 훠궈를 먹을 때 총칭에서 먹는 양념장을 친구가 알려줬는데 그 방식으로 같이 먹었더니 더 맛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참기름이 너무 많아서 느끼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괜한 우려였다. 아마 많이 넣은 마늘이 킥인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 마장소스(땅콩소스, 가장 기본적인 훠궈의 양념장) 옆에 있는 저 기름이 많아 보이는 양념장이 바로 친구가 알려준 양념장이다.

< 양념장 만드는 법 >
참기름에 담가먹는다는 생각으로 엄청 많이,
고수와 파 조금(기호에 따라 추가),
마늘 많이, 굴소스 조금, 콩 튀긴 거 원하는 만큼.


훠궈의 탕은 기본 사골탕 부분은 물을 베이스로 하지만 매운 훠궈의 부분은 매운 고추기름에 재료를 익혀 먹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매운 기름을 저 참기름 장에 찍어먹으면 참기름이 그 매운 기름을 씻어내고 마늘과 다른 향신료들의 풍미가 참기름과 함께 입혀져 더 고소하고 맛있는 맛을 느낄 수가 있다.


꼭 한 번 시도해 보길 바란다.

총칭 훠궈집에서는 매운 걸 먹을 때 같이 마실 수 있는 두유맛의 음료수를 팔기도 한다. 내가 마셨을 때 느낀 바로는 두유에 물을 약간 첨가한 맛이 났다. 근데 그게 나쁜 게 아니라 오히려 豆奶(또우나이, 중국식 두유)를 먹어서 너무 포만감이 느껴지는 것보다 가볍게 마시기 좋았다. 끝맛이 물과 분리돼서 텁텁한 게 아니라 부드럽게, 약간 크림 같은 맛? 도 느껴진 걸 보니 은근히 계속 생각나는 맛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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