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통독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2021 성경통독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by 희지

예전에 주보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어떤 방송작가의 글이었는데, 이번에 성경 3회독을 마쳤다는 어느 연예인의 글을 읽고 놀랐다는,

그 글을 읽으니 그 연예인이 갑자기 다르게 보이더라는 이야기를 하며 이번에는

그 자신도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글이었어요.


그 때 이미 성당에서 시작한 성경통독에 참여하고 있던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아, 사람들이 정말 성경 통독을 하기는 하는구나...'


그리고 스스로 많이 궁금했습니다.

내가 성경 통독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1월 1일부터 시작한 성경통독을 12월 31일까지 하루도 건너뛰지 않고 해낼 수 있을까.


게다가 그 때 저는 이미 단톡방에 매일 묵상글을 올리고 있는 상태였거든요.

가볍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새 많은 분들에게 공유가 되고 있는 글이어서

마음대로 그만둘 수도 없는, 상태가 되었지요.

그야말로 스스로 맞닥트린 엄청난 무게의 책임감이었습니다.


성경을 매일 3장씩 읽는데서 나아가, 묵상을 쓰기 위해서는 한번에 3회독은 당연한, 그런... 어마어마한 일이 바로 성경통독 + 묵상일기 였는데..! 그 일을 스스로 벌렸더라고요. 제가.


게다가 5월 한달동안 인테리어 공사로 살던 집을 비워두고 오피스텔로 이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기다리고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일을 벌인 스스로가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런 일이.. 이사와 공사가 겹친 5월에, 마침 읽는 부분이 그 어렵다는 '욥기' 였습니다. 솔직히 이 때 처음으로 유혹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어요.


'그냥 사실대로 너무 바쁘고 정신없다고 하며 슬며시 관두자. 어차피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뭐라고 할 사람도 없을꺼야.'


그러니까 혼자 북치고 장구치다가 제풀에 혼자 나가떨어지는 격이었지요. 사실 그 때 그렇게 그만두었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으셨을 거에요. 계획하고 시작했던 일이 아니었고, 묵상을 올리는 것도 누가 하라고 한 적도 없었으니 사실 그만두어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상황이었지요. 게다가 2021년에는 개인적으로 해야할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도 부족했고, 마음도 여유가 없고, 핑계로 말하자면 산을 쌓으래도 쌓을만큼 할 말이 많은 때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러고 싶지가 않더라구요. 힘들어도 성경을 읽고 묵상을 하려고 앉으면, 정말 직전까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묵상이 술술 써지는 기분, 그게 좋았거든요. '아, 이런 말씀이었구나, 아,, 정말 하느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구나.. 아! 진짜 이렇게까지 저를 사랑하시면 제가 하느님이 너무 좋아서 이거 못 그만 두잖아요!' 라는 제 마음 속의 아우성.. 저는 이미 그 때 알아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닌 성령이 하시는 일이구나' 라는 것을요.


그 신기하고도 신비로운 경험은 제가 이 세상을 살면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하느님과 손잡은 느낌. 하느님하고 이야기하는 기분. 그런 충만한 행복감...


그렇게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12월 31일 마지막 미사를 끝으로 성경통독을 완성하게 되었고

지역장님의 과분한 감사도 받으며, 또다시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이건 아닌 것 같은게...


매일 매여있던 성경통독과 묵상에서 벗어나면 홀가분하고 신이 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닌 겁니다. 내가 매일 만나던 어떤 소중한 것과 이별한 기분. 내가 매일 이야기 나누던 어떤 소중한 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끊은 기분. 나에게 갑자기 말 걸어주지 않는 기분.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가깝게 느껴지던 하느님이 갑자기 다시 깜깜한 장막 뒤편에 계신 기분이 드는 거에요.

언제나 제가 이야기하면 옆에서 대답해주시던 분이었는데...


그래서 저는 다시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 브런치에 저의 묵상을 올리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성당에서 '매일미사'의 독서 복음을 매일 읽고 묵상하는 '챌린지'를 하는데

저는 이번에는 브런치의 독자님들과 함께 매일 하느님의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와 함께 하느님의 말씀에 맛 들이는 매일이 되시길..

저의 올 한해 여정에 함께 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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