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2. 매일묵상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마르 3,21)
예수님 주변에는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는데
예수님을 잘 아는 친척들은 오히려 예수님을 붙잡으러 나섭니다.
"내가 예수를 잘 아는데, 걔는 그렇게 대단한 아이가 아니야. 그냥 평범한 요셉의 아들이라고. 그 애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단단히 미쳤구만. 자 가자고, 아무래도 그 애를 잡아두어야겠어. 사람들을 홀리고 다닌다는 걸 우리가 안 이상 그대로 놔둘 순 없지않나?"
아마도 이렇게 말하며 예수님의 친척들은 예수님을 잡으러 다니지 않았을까요? 그를 태어났을 때부터 봐왔고, 그 애의 출생을 낱낱히 알고 있는데, 아주 평범한 아이에 불과하다고 확신하면서 말입니다.
무엇이 그들에게 그런 확신을 주었을까요. 이미 많은 곳에서 예수님은 기적을 일으키셨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도 많아지고, 이제는 군중이 몰려와 음식을 들 수조차 없는 예수님을 말입니다.
아마 그들의 확신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 믿지 못하는 불신앙에서 왔을 것입니다. 아무리 기적을 행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럴리가 없어' 라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있는 한, 전적으로 믿는 신앙은 불가능하니까요.
그 믿지 못함은, 내가 잘 알고 있다라는 교만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잘 아는데~" 라는 말을 자주 내뱉는 사람은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죠. 내가 잘못 생각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아예 못하는 부류입니다. 오만과 독선에 빠진 전형적인 꼰대부류라고 할까요...
그런데 말이죠.. 이런 꼰대를 쉽게 비웃을 수 없는 것이,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 제가 예수님의 친척이었더래도, 아니 예수님과 한 동네 살았던 친구였더래도 마음을 열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서는 믿지 못했을 거에요. "에이, 걔 그런 애 아니야~" 하면서요.
그런데 만약 예수님의 말씀을 새겨들을 수 있다면, 마음을 열고 그 생명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믿었을 것입니다. 그 사랑과 생명의 말씀을 해주시는 분을, 기적을 베풀어주시는 분을 믿지 않고 버티는 것이 더 어려웠을테니까요..
'누군가를 잘 알고 있다, 내가 아는 것이 진리다, 내 말이 맞다.'라는 생각은 그래서 참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입을 막는 일이니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린 마음을 갖는 일. 들을 귀를 가지는 일일 것입니다.
그 어떤 것 앞에서도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자신하는 것, 그리고 교만을 경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봅니다.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주심에 감사하며..
오늘도 좋은 밤 보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