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 시간을 사용하고 있나요?
5년차 주니어 A와 ‘성장과 관련된 주제‘로 1 ON 1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A는 성장하고 싶고 꿈이 큰데 지금 이 회사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고 여기더라고요. 전직장에서는 일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는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전 직장과 지금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과 경험, 업무의 난이도를 한번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두 기업의 업무 레벨에서 꽤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전 직장에서는 주어진 과업을 실행하면 잘하는 팀원이었지만, 이곳에서는 기획부터 마지막 실행과 피드백까지 모두 혼자서 해결해야 했거든요. 그 중에서도 기획 업무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회사의 전략과 과거 히스토리, 레거시와 법 그리고 경쟁사 동향에 대한 부분까지 알고 있어야 할 수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동료와 팀장에게 꽤 많은 피드백을 받았었답니다.
문제는 피드백 이후에 자신의 시간 사용이 그대로였다는 것이죠. 출퇴근 시간에 3.5H를 사용하고 있길래 ‘그 시간에 무엇을 하세요?’ 라는 질문에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한다는 답변을 했고, ‘팀장의 피드백 이후에 어떤 학습을 했어요?’ 라는 질문에 화가 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대답도 하나 밖에는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정해진 시간은 24H 밖에는 없는데, A님은 시간을 성장에 사용하고 계시다고 생각하세요?’ A는 그렇게 변화없이 그 회사를 떠났고 얼마 후 더 큰 어려움이 생겼다며 1 ON 1을 요청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행동하지 않고 변화하는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분께 제 시간을 드리기는 어렵겠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