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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리더십 _ 현재 내 일에 최선을 다하면

by 그로플 백종화

현재의 내 일에 최선을 다하면



일을 하면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을까? 되돌아 보면 2010년~2011년 이엇던 것 같습니다. 29살에 그룹 인재개발팀 입문과정 팀장이 되고, 31실에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승진노미가 되었을 때 부서 이동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족을 위해서 말입니다.



1년 중 6개월 이상을 교육 때문에 합숙을 하며 집에 가지 못했고, 출퇴근을 할 때도 아침 6시 전에 회사에 출근하고 집에가면 저녁 11시가 되기 일쑤였거든요.



그 기간에 결혼을 했고, 하은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장모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셨고요. 일을 좋아했고, 성과도 탁월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빠이자 남편으로서는 꽝이었던 시기였습니다. 하은이는 100일이 지나고 부터 아빠를 보기 위해 회사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장으로 주말을 보내러 와야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를 떠나보낸 아내는 회사를 그만두고, 하은이 독박 육아를 하게 되었고요.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조금이라도 가족에게 시간을 쓸 수 있는 부서로의 이동이었고, 이때 아동복 영업부를 선택해서 갈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승진도 취소가 되었고, 그룹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부서의 리더였다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잘 드러나지 않는 아동복 부서장으로 이동하게 된 이후 번아웃을 경험하게 되더라고요. 이때 외부적으로는 '성장을 위해 다시 현장을 경험하려고요.' 라고 말을 했었지만, 솔직한 이유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였습니다.



그렇게 2년의 시간 동안 조금씩 하은이에게 시간을 사용하게 되었고, 아동복에서도 원래 성격대로 일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3년 후 다시 그룹의 HRC (인사위원회) 팀장이자 VP 비서실장으로 돌아가게 되기 전까지 제가 했었던 것은 그저 회사와 가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은 '무슨 일을 하든, 내가 어떤 태도와 가치관을 갖는 것이 중요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일을 할 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주거든요.



영업부에서 박스를 까대며 아이들 옷을 창고에 정리하고, 마네킹에 DP할 때도 최선을 다했고 풍선을 불며 강아지와 칼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줄 때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HRC에서 사장단 교육과 미래 사장후보 교육을 할 때도 똑같았고, 스타트업에서 코칭을 하고 교육을 할 때도 비슷했더라고요. 지금 만나는 기업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 관점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서 일을 하든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고, 나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나의 노력을 믿을 수 있다면 그 시간들이 모여 나를 성장시켜줄거라 믿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제가 일을 해온 방법이고, 미래에도 일을 하는 태도가 될 겁니다. 제가 잊지 말아야 할 첫마음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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