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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리더십 _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나요?

by 그로플 백종화

지금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어?



매주 딸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주일 저녁 9시였지만, 이번주 부터는 토요일 저녁 8시가 되었네요. 이 시간은 짧게 예배도 드리고, 서로가 잘 모르는 고민이나 근황, 기도제목도 공유하고 함께 중보기도도 하죠.



오늘도 1시간 정도 서로의 근황과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죠. 저는 지난주 까지는 5번째 책에 대해서 였지만 이번주는 건강과 체력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딸은 2학년 마지막 집필 시험 준비, 오보애 관련 선생님과의 대화 그리고 첫째 동생 강아지인 설이의 건강을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대화에서 오랫만에 꼰대 아빠가 되었습니다. '아빠가 지금까지 공부하라고 말한 적은 없지? 아빠는 하은이 공부를 해도 되고, 오보애를 해도 되고, 웹툰을 그려도 괜찮아. 그런데 지금 하은이가 시간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아. 하은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시간들이 모여서 3년, 5년 후의 하은이 모습이 될 거거든'



오늘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내 꿈은 무엇이고, 그래서 지금 어디에 시간을 사용해야 하는가?' 였습니다. 제 육아 철칙이자 코칭 철학 중에 하나는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기 때문에 중학교 2학년이 된 지금 하은이에게도 제 방법들을 이야기하지는 않았거든요. 스스로 깨닫는 시간부터 준비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늘은 어쩌다 보니 이야기를 하게 되었네요.



"아빠, 오보애는 그냥 취미로 하고 싶어, 오보애가 좋고 선생님들도 모두 전공을 해보라고는 하지만, 나는 공부가 조금 더 하고 싶어. 오보애로 예고를 하고, 대학을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아빠도 고등학교 때 까지는 만화책을 많이보고 공부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런데 그 이후로는 매일 매일이 공부더라. 지금 하은이가 아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하은이가 1시간 공부하면 그 결과가 미래에 나올거야. 1시간 오보애 연습을 하면 그 모습이 나올거고. 하은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그곳에 시간을 사용했으면 좋겠어.'



아빠로서 제가 해야 할 행동은 그저 '딸이 더 높은 목표를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내일은 함께 높은 목표를 보러 갑니다. 하은이에게 맞는 목표를 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참, 제 육아 철칙 중에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름을 부른다' 입니다. 딸이라서 '너가 해야지. 너가 그래서.' 라고 말하지 않고 언제나 '하은이가, 하은이라서' 라고 부르거든요. 자녀를 존중한다면 이름을 불러주셔야 합니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한다면 자녀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봐야 하고요. 아이가 어떻게 성장할지 걱정이 되면서도 기대가 되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걱정 90%와 기대 10% 이지만요.



조직에서도 동일합니다. 존중하고 싶은 구성원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이름을 존중해 줘야 합니다. 또한 그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줄 필요가 있더라고요. 그것이 정답이 아닐지라도 말이죠. 스스로 선택한 것 만큼 몰입하는 것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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