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씁니다.
211번째 뉴스레터 관점은 “ 커뮤니티 리더십 “ 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커뮤니티 리더십입니다.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최근들어 제 주변에 리더십과 조직문화 관련, 커뮤니티 리더분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Simplifier와 Swallows.ac 의 한성희 대표님, 현대자동차 김희봉 박사 / 작가님, 공간디벨로퍼 'FLAT Ground’ 의 선주현 대표님 또 이미 유명하신 장영화 대표님, 류재언 변호사님, 송승훈 대표님 등이 그런 분들이시더라고요.
이번주에도 2곳의 커뮤니티 모임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뉴스레터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 두 개의 커뮤니티 모임은 뉴스레터 마지막에 링크와 일정을 공유했습니다)
처음 ‘커뮤니티 리더십‘ 이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는 ‘이소영'님의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를 읽으면서 였습니다. 이 글을 읽다보니 제가 지향하는 리더십을 정의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것은 Microsoft MVP 프로그램 (Most Valuable Professional) 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커뮤니티 리더십에 뛰어난 외부의 학습자들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더 나은 커뮤니티 리더십을 위해 멘토링과 기술 전문성을 제공하죠. 개발자 MVP들은 커뮤니티 리더로서 기술 분야 전반에 걸쳐 지식을 공유하고, 학생, 스타트업, 비영리 단체를 멘토링하며 개발 영역에서의 혁신을 촉진합니다.
처음부터 MVP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고민을 공유하고 학습하며 같이 문제를 풀어가는 조직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에게 MVP라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 인증을 하는 것이죠. 그렇게 인정을 받은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더 어렵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며 지식과 노하우를 확산합니다. 그렇게 개발자들은 함께 학습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가지게 되었죠.
커뮤니티 리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스터디와 공유의 시간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만들어 운영했던 5개의 스터디 모임 (리더십 2, 코칭 1, 조직문화 1, HR 1)들과 회사 밖에서 참여했던 4개의 스터디 (조직문화 2, 코칭 1, 스타트업 HR 1) 그리고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하며 내 생각과 경험, 노하우를 공유하는 목적이 내가 모르는 것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세계 최고 기업들이 커뮤니티 리더를 주목하는 이유
https://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12
그런 커뮤니티 리더십이 쉬웠다면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이 리더십을 확산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 커뮤니티 리더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죠. 이유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직문화에는 ‘사회적 동조‘ 또는 ‘사회적 학습’ 이라는 실험이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병원에서 벨 소리가 울렸을 때 실험 대상자를 제외한 모든 구성원들이 약속대로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어느 순간 약속을 몰랐던 실험 대상자도 그 행동을 반복하죠. 그렇게 처음 약속을 했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 남은 실험 대상자는 여전히 그 행동을 반복하죠. 그리고 나서 새롭게 참여한 2번째, 3번째 실험 대상자도 이유도 모른체 벨소리에 따라 일어서는 행동을 합니다. 실험이 끝나고 그들은 ‘그냥 그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아서요.’ 라는 답변을 하죠.
커뮤니티의 어원은 **라틴어 'communitas'에서 유래한 "community"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뜻은 "공유된", "공동체"를 의미하죠. 그런데 이런 커뮤니티의 특징은 ‘자발성‘ 즉 ‘자율성’ 에 있습니다. 참여도 자율이고, 몰입하는 것도 자유이고, 고민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자율이라는 의미이죠. 그런데 한번이라도 자발적인 커뮤니티에 참여해 보셨던 분들은 아실 겁니다. ‘자발적인 커뮤니티의 참석‘이 얼마나 후순위로 밀리는지 말이죠. 이런 행동을 누군가가 하기 시작하고 반복하다 보면 앞선 실험과 마찬가지로 이유도 모르는 비몰입하는 행동들이 반복될 수 밖에는 없게 됩니다.
커뮤니티는 대부분 업무 외 시간이나 주말 시간에 진행됩니다. 제가 운영하는 트레바리 북클럽도 매주 4주차 토요일에 진행되고, 원티드 HR 담당자들의 브랜딩 과정도 절반의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운영되거든요. 이유는 직접적으로 회사의 업무에 적용되지 않는 미래를 위한 학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의 일정이나 가족 행사, 친구들의 결혼 등의 경조사와 여행 등의 개인 일정에 밀리기 일수입니다. 그런데 참석율이 50~60%로 떨어지면 이 커뮤니티는 어떻게 될까요? 참석은 했지만 몰입이 떨어지거나 참여가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자율적인 커뮤니티이지만, 나름의 조직문화를 정하는 규칙이 필요하죠. 그래서 저는 커뮤니티는 리더십으로 시작하지만, 유지되고 확장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불참하는 횟수를 정하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월 1번씩 12번의 커뮤니티 모임이 계획되어 있다면 이중 10번 이상은 참석해야 다음 커뮤니티에도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규칙이죠. 자발적인 커뮤니티이기에 자발적으로 불참하는 인원들에게 제약을 걸 수 있는 규칙이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2) 공유와 몰입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몰입의 기준은 소통의 비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소통은 고민을 공유하는 것과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죠.
3) 의사결정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커뮤니티의 특징은 특정인이 의사결정권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동일한 권한을 가지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다수결의 원칙을 사용하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형태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4) 인정과 칭찬이 필요합니다.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보상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저 남들에게 자신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좋을 뿐이고, 다른 누군가의 성장과 성공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좋은 것 뿐이죠. 하지만, 그들이 지속해서 그런 활동을 유지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인정과 칭찬이 필요하죠. 행동의 지속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뜬금 없는 규칙이 사회적 규범이 되는 과정
https://www.youtube.com/watch?v=dtSVwIZcp6w
자발적으로 모여 서로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조직을 운영하는 커뮤니티 리더에게 필요한 가치관과 행동이 있습니다.
1) Pay it forward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먼저 공유하는 문화를 말하는 Pay it forward는 스타트업에서 많이 번지는 문화입니다. 회사 안에서 배울 수 있는 선배도 적고, 전문가도 없기에 회사 밖에서 멘토링과 티칭을 줄 수 있는 선배를 찾는 것이죠. 이때 자신의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해 주는 문화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받은 사람이 다시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죠. 어쩌면 커뮤니티 리더의 핵심 덕목 중 가장 부분이지 않을까 합니다.
2) 정답 없다
커뮤니티 리더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끔 탁월한 전문성과 성공 경험을 갖춘 리더가 커뮤니티를 조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조직이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 정답이야.’ 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더라고요. 커뮤니티의 특징은 컨설팅과 티칭이 아닌 멘토링과 코칭 그리고 퍼실리테이션이 중요한 조직이기에 자신이 맞다라고 말하는 리더가 있는 커뮤니티는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3) 학습 습관
커뮤니티 리더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학습에 진심이라는 것이죠. 전문성 뿐만이 아니라, 책을 통한 학습, 사람에 대한 학습과 문제해결 프로세스에 대한 학습까지 꽤 많은 학습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움을 멈춘 사람은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죠.
4) 경청과 소통
커뮤니티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토론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반대되는 의견과 갈등도 많아 질 수 밖에는 없죠. 커뮤니티 리더는 그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가장 흔하지만 올바른 방법은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맥락과 의도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게 되죠. 경청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커뮤니티 리더를 저는 아직 보지 못했기에 4번째 덕목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인재 경영 _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을 주도하는 '커뮤니티 리더'
https://blog.naver.com/elfpenguin/222024221173?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
코칭 리더십 _ 함께 학습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리더의 행동
https://blog.naver.com/elfpenguin/222045721076?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
이쯤되면 내향형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커뮤니티 리더가 될 수 있나? 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에는 없더라고요. 그런데 저도 내향형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색하고, 새로운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더욱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내향형인 제가 사용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찾아오게 한다
제가 먼저 어떤 모임을 만들자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솔직히 처음 시작하는 것이 제게는 꽤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영업도 그렇고, 나를 자랑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SNS에 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 였습니다. 벌써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해 매일 글쓰기를 한지 2900일이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그렇게 매일 기록하다 보니, 관심을 갖는 분들이 한 분씩 연락을 먼저 주시더라고요. 멘토링과 코칭을 요청하기도 하고, 강의와 워크샵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또는 커피챗이나 식사 미팅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기도 하죠.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내향형에게 가장 강력한 방법은 ‘찾아오게 하는 것’ 이지 않을까 합니다.
2) 읽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든다
내향형의 사람들이 토론을 한다? 가능할까요? 가능한 방법이 있습니다. 미리 생각하게 하는 방법, 글로 쓰고 토론하는 방법이 그것이고, 이 모임을 편안하게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내향형이 외향형처럼 말이 많아 지는 것을 보게 되죠. 제가 운영하는 트레바리는 언제나 이 규칙을 준수합니다. 모든 모임에 토론을 할 때 먹을 수 있는 간식과 커피가 준비되고, 3시간 40분이라는 토론 모임이 끝나면 자발적으로 점심을 먹으며 또 스몰톡을 하죠. 이런 작은 관계들이 모여 내향형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 버립니다.
3) 따라 간다
가장 쉬운 방법은 ‘커뮤니티 모임에 친밀한 동료와 함께 가는 것‘ 입니다. 제가 참여한 커뮤니티 스터디 모임의 약 7~80% 는 누군가의 초대로 시작되었더라고요.
4) 파트너와 함께한다
요즘 들어 제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바로 커뮤니티 운영의 주도권을 파트너에게 맡기는 것이죠. 트레바리에도 저와는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파트너님이 있습니다. 제가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연결, 공감에 탁월하시죠. 또 원티드와 협업을 하는 커뮤니티에도 저보다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파트너가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커뮤니티 목적에 맞게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라는 위임이죠.
#1 어떤 사람이 커뮤니티 리더가 될 수 있나요?
https://blog.naver.com/3mimi/223436689063
임플로이언서 (employee + influencer) 라는 신조어가 나온 이유도 커뮤니티 모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업계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글, 책, 강연, 다양한 회사를 코칭과 컨설팅 하면서 브랜딩 된 전문가들이 우리 회사의 동료라면 어떨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사 밖에서의 시간 사용을 ‘나태하다. 회사 일에 몰입하지 않는다.’ 라는 편견으로 삼았다면 요즘은 ‘그렇게 외부 활동을 하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도 더 몰입한다.’는 관점이 확산되고 있더라고요.
또 이런 임플로이언서들이 이후 고용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게 될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네요. 링크드인과 페이스북, 책 출간 등의 다양한 활동들이 이제는 긍정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명의 임플로이언서가 우리 회사와 함께 일을 한다면 그 임플로이언서를 따르는 많은 같은 직무의 사람들이 그 회사를 긍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자신의 지식을 커뮤니티에서 열정적으로 공유하는 기술 전문가를 뜻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MVP(Most Valuable Professional)’ 처럼 말입니다.
대신 회사 밖에서 커뮤니티 리더로 활동하는 직장 내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2가지 관점은 ‘내가 속해 있는 조직에서 성과로 증명한다.’ 와 ‘내부 동료에게도 동일하게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 입니다. 어렵지만, 이 두가지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커뮤니티 리더가 가지고 있는 선한 목적이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 리더는 정말 어렵습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공유하며 타인의 성장과 성공을 도와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래서 자신이 가진 실력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됩니다.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제가 커뮤니티 리더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유도 바로 곱하기의 영향력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