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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리더십 _ 조직의 지식으로 일하기

by 그로플 백종화

개인이 아닌, 조직의 지식으로 일하게 하기

(부제 : 소통의 시작은 고민과 장애물 공유)



스타트업 멘토링을 자주합니다. 개인적으로 연락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아사나눔 문화재단과 디캠프, 각 지역의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통해서 연락을 주기도 하죠.


멘토링의 시작은 고민과 장애물 공유에서 부터 시작입니다.


이번주에도 이번 한 스타트업 HR 담당자와의 멘토링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기존 인원들과 신규 입사 인원들 간의 갈등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스타트업은 15명이 넘어서는 순간부터 이 현상이 대부분의 조직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만큼 기존 인원들과 신규 입사자들은 언제나 갈등을 겪습니다.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라, 모든 조직에서 말이죠. 이유는 기존에 우리가 일해왔던 방식과 새로운 지식 새로운 경험으로 무장한 외부 경력자와의 일하는 방식의 충돌은 당연한 것이니까요. 이런 현상을 발견하거나 예견하는 것이 필요하죠.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문제는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하지 않고 자기 방식이 맞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서로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방법으로만 '이게 문제야.'라고 이야기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내가 가진 지식과 내가 가진 경험으로만 지금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멘토링 막바지에 신규 인원과 기존 인원의 갈등을 해결하는 대안은 조금 남다르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서로가 정기적으로 본인의 과업을 공유하고 본인의 과업을 수행하면서 알게 된 고민, 장애물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고민을 공유하고 장애물을 공유하면서 내 방법이 아니라 동료의 방법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든 것이죠. 동료들간의 지식과 경험에서 오는 갈등을 봉합하는 방법이 '싸우지 마' '너희들 친하게 지내' '서로 대화해' 가 아니라, 서로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공유하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발전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일하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방식으로 더 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우리가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중요한 미덕이라 여기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쳤고, 리더가 팀원을 가르쳤고, 선생이 학생을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대에는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내 상사와 내 스승 내 선배밖에는 없었습니다. 지식이 경력과 비례했었던 시대 였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딸과의 대화에서 제가 지더라고요. 제가 지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모르는 단어와 제가 모르는 내용들을 딸이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딸이 저보다 똑똑할까요? 저보다 경험이 많을까요? 이제는 이런 질문이 의미 없어진 시대입니다. 서로가 다른 것 뿐이거든요. 경험과 지식, 배운 것이 다른 것 뿐인거죠.


조직에서도 동일합니다. 내가 가진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이틀, 일주일 어쩌면 1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 고민과 내 장애물들을 그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토론이 시작되면 그 문제는 짧으면 한 시간 길어봤자 1~2개월 안에 해결될 수 있는 작은 문제가 되어 버립니다. 이제는 내가 가진 지식이 아니라 내가 가지지 못한 지식과 경험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합니다.


이번 멘토링도 그렇습니다. HR 담당자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하셨더라고요. 조직의 문제, 조직의 상황도 꽤 많이 파악하고 계셨구요. 그런데 혼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쌓여만 갔다고 하죠. 그런데 짧은 시간 동안 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저와의 대화를 통해서 조직의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니까 당연히 해결책도 달라지게 되었을 뿐입니다.


우리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 혼자서 학습하고 혼자서 문제를 실행해보고 피드백해 보고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은 '내가 가지고 있는 방법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 에서 부터입니다. 저도 그렇게 묻고 배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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