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딸과 매일 대화하고, 손 꼭 잡고 걷는 아버지의 작은 습관들
스래드에 썼던 글인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곳에도 공유해 봅니다.
저를 쏙 빼닮은 고1 딸이 있습니다. 본인 표현으로는 80%를 닮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엄마를 닮았다고 합니다. 교회에서 한 집사님이 엄마와 함께 있는 딸에게 "엄마 닮았구나" 라고 이야기하자 딸은 "엄마, 집사님 아직 아빠 못 보셨나봐" 라고 말할 정도죠. 문제는 성격까지 저랑 똑같다는 겁니다.
딸은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현관문을 열며 “아빠!” 하고 부릅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신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그 시간쯤이면 저는 이미 서재에서 나와 딸을 맞이하러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저희가 손깍지를 끼고 걷는 사이가 된 데에는 몇 가지 단순하지만 중요한 습관들이 있습니다.
1 이름을 불러줍니다.
‘너’나 ‘야’ 대신, 이름을 부릅니다. 부를 때마다 관계가 한 뼘 가까워집니다.
2 딸의 관심사에 귀 기울입니다.
“오늘 보넥도 음원 나왔어?” 같은 질문은, 너가 좋아하는 걸 나도 궁금해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됩니다.
3 하루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게 합니다.
“오늘 재미있는 일 있었어?”는 대화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4 친구들 이름을 기억해 둡니다.
“진주랑 뭐 먹었어?”라는 말 한마디가, 너의 세계를 소중히 여긴다는 신호가 됩니다.
5 명령 대신 질문을 합니다.
“시험 준비는 언제부터 할 계획이야?”
스스로 계획을 세우게 하면 책임감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6 평가하지 않고 물어봅니다.
“이번 시험 점수는 만족스러웠어?”
“오늘 많이 힘들었어?”
제 판단보다 너의 감정이 더 중요합니다.
7 지시보다는 정보 전달로 시작합니다.
“일어나, 준비해” 대신 “지금 7시 20분이야”라고 말해줍니다.
결정은 너의 몫입니다.
8 결정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그럼 네 목표는 뭐야? 어떤 선택을 할까?”
아이가 자신의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옆에 있어줍니다.
9 그리고, 언제나 응원합니다.
말보다는 표정으로, 판단보다는 공감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딸이 어떤 모습이든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걸 기억하게 해줍니다.
만약 코치이자 비즈니스에서 이미 어느정도의 성장과 성공을 거둔 아빠인 제가 고1 딸보다 더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저는 제 방싟으로 딸을 가르치고 키우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일정 부분은 맞지만, 반대인 부분도 있거든요. 고1 때는 고1이 배우고 학습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배우는 것이지 제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딸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노력하고, 성공이든 실패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소명과 재능, 강점과 부족함을 알아가며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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