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리더십 _ 아빠 리더십과 한 입 리더십

by 그로플 백종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과정을 믿는다는 것


(부제 : 아빠의 리더십과 리더의 리더십)



저희 딸은 학교와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면 늘 하던 루틴이 있습니다.


저와 아내와 함께 수다를 떨고, 핸드폰을 보고, TV를 시청합니다. 숙제가 많지 않다면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시험 기간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럴 때 저는 “시험 공부 안 하니?”, “빨리 자야지” 같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은 핸드폰을 하고 있구나’, ‘TV를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시험 준비는 잘 되고 있니?”


“이번 시험은 언제부터 준비할 계획이니?”


“오늘 더 해야 할 일은 없니?”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 제 눈앞에 보이는 모습은 단지 하루 중 일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집중했는지는 제가 알 수 없습니다. 과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눈앞의 모습만으로 “공부 안 하네”, “준비 안 했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믿고 기다립니다. 보이지 않는 과정을 신뢰하기 위해서입니다.



경험상, 사람을 믿지 않으면 행동만 보게 됩니다. 행동만 보면, 판단하고 결국 평가하게 됩니다. 저는 믿음이 행동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평가보다 믿음이 먼저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십 사례 1]


커피 한 잔의 시간, 그 너머의 노력



어느 날, 라운지에서 구성원 한 분이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바쁜 시간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은 어쩌면 ‘일을 하지 않고 있네’라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장면을 그렇게 보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 맡은 과업에서 막힘이 있었겠구나.’


‘잠시 머리를 식히고 계시거나,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고 계시는 거겠지.’


보이는 장면만 보면 ‘일하지 않는 시간’이 되지만, 보이지 않는 맥락을 상상하면 ‘회복과 리셋의 시간’이 됩니다.



이처럼 리더는 판단보다 상상을, 평가보다 관찰을 해야 합니다. 믿고 지켜보는 것. 그 믿음은 구성원에게도 전해지고, 언젠가는 행동으로 되돌아옵니다.



리더십 사례 2]


결과를 보며, 과정을 묻는 리더



어느 날, 구성원 한 분이 제출하신 보고서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정리도 다소 아쉬웠고, 방향도 제가 기대한 것과는 달랐습니다. 그럴 때 저는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이렇게 정리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이 보고서를 보는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요?"


"보고서를 읽는 사람은 어떤 궁금증을 갖게 될까요?"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작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나 도전이 있었나요?”



단순히 결과가 부족하다고 바로 “틀렸습니다”라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에 담긴 고민과 맥락, 과정을 먼저 이해하고자 합니다. 때로는 그 과정에 더 큰 성장과 배움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의 질문이 구성원의 경험을 복원하게 하고, 그 경험이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결론]


믿음, 기다림, 그리고 리더십의 선택



제가 딸의 공부에 대해 조급하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결과를 경험하고, 그 안에서 배우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삶’이란, 자신의 선택과 결과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직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리더가 무한히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조직에는 공동의 목표가 있고,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는 선택해야 합니다. 어디까지는 믿고 기다릴 것인지, 언제부터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야 할 것인지.



이 선택의 기준은 단순한 ‘성과’가 아니라 ‘목적’이어야 합니다. 조직의 목적, 고객의 가치, 구성원의 성장. 이 셋 사이에서 균형을 읽고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 그 선택을 하는 것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믿음은 행동을 바꾸고, 선택은 성장을 이끕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가 조직의 성과이자, 구성원의 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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