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리더십 _ 각자 대표와 공동 대표

by 그로플 백종화

각자 대표와 공동 대표

(부제 : 조직 구조와 리더십의 특징)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종종 보게되는 구조가 있습니다.


'각자 대표 또는 공동 대표'


흔히 대표이사는 1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에는 유독 2명 이상의 대표이사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구조에 따라 회사의 일하는 방식도 다르고, 속도와 문화도 다를 수 밖에는 없죠.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조직의 구조에 따라 현재보다는 미래에 엄청난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1 공통점과 차이점

한국 법인 등기 기준으로 보면 ‘각자 대표’와 ‘공동 대표’는 분명히 다릅니다. 각자 대표는 둘 이상의 대표이사가 있을 때 각각이 독립적으로 대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합니다. 한 명만 서명해도 계약은 유효합니다.


반면 공동대표는 둘 이상의 대표이사가 있을 때, 함께 의사결정하고 공동으로 서명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종종 이 개념이 뒤섞여 쓰입니다. 보통 “공동대표(Co-CEO)”라고 부르는 경우가 사실상 법적으로는 “각자 대표”인 경우가 많습니다.



2 이슈

1) 속도와 신뢰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꼭 인지해야 합니다.

요즘에는 스타트업에게 이익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스타트업의 본질은 어려운 문제 해결과 속도에 있습니다. 시장에서 누구보다 빨리 움직여야 하고, 고객과 투자자를 만나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또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려고 하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각자 대표 체제는 민첩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해외 투자자 미팅이나 영업에 집중하고 있을 때, 다른 대표는 개발자들들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몰입할 수 있죠. 영업과 기술, 투자와 운영이 동시에 달려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특히 효율적인 구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리스크도 숨어 있습니다. 만약 두 대표가 다른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외부 파트너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각자 대표 체제가 잘 작동하려면 '서로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정기적인 정렬(Alignment)'이 필요합니다. 얼라인먼트를 넘어서서 on the same page 즉, 가치관의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필요하더라고요.



2) 견제와 합의의 문제

반대로 공동대표 체제는 견제 장치가 강합니다. 둘 중 한 명이 독단적으로 회사를 끌고 갈 수 없으니,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토론, 협의 그리고 합의가 필요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회사는 리스크 관리가 잘 되어 있구나”라는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의사결정이 느리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신뢰의 대가로 속도를 잃게 되는 것이죠.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합의가 지연된다면, 시장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커머스 스타트업은 공동대표 체제에서 합의가 안 돼 투자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공동대표 체제를 해소하고 한 명은 회사를 떠나고, 한 명만 대표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3) 중요한 것은 구조가 아니라 관계입니다.

제가 여러 스타트업을 보며 느낀 것은 이것입니다. “각자 대표냐, 공동 대표냐”라는 조직 구조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 사이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각자 대표라면, 서로를 철저히 신뢰하고, 의사결정을 공유하며, 책임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공동대표라면, 빠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 방식과, 외부에 단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운영 방식이 필요합니다. 서로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고민과 대안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죠. 정보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과 함께 '빠르게 피드백하고, 빠르게 재실행하는 문화' 도 필요합니다. 또한 둘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관점에서 그들과 함께 소통을 도와줄 c레벨이나 외부 멘토, 코치가 있는 것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의사결정은 두 대표의 몫이죠.


결국 대표라는 자리는 권한을 누가 가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3 마무리

스타트업 리더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 우리 회사는 어떤 비전과 미션이 있나요?

- 그 비전과 미션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떤 도전을 해야 하나요?

- 그것을 위해 우리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일을 해야 하나요?



어쩌면 이 질문이 우리 회사의 조직 구조를 만드는 첫번째 시작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가정에서도 동일하더라고요.

아내와 남편이 각자 대표의 길을 갈 것인가? 공동 대표의 길을 갈 것인가?

또는 한 사람의 의사결정을 따르는 1인 대표의 체제로 갈 것인가? 를 결정하고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죠.


저희 집은 '각자 대표' 이자 '공동 대표' 의 체제입니다.

작은 의사결정은 각자가 알아서 하고, 서로 공유하지만

큰 의사결정은 함께 합의하고 공유하죠. 딸의 의견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그 기준을 찾는 것이 필요하더라고요.


#각자대표 #공동대표 #조직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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