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리더십 _ 나이가 아니라 지식이 늙어가는 겁니다

by 그로플 백종화

나이가 아니라 지식이 늙어가는 겁니다

(부제 : 성장이 멈춘 사람 / 임원과 성장을 지속하는 사람 / 임원)


260번째 뉴스레터를 쓰고 난 뒤, 책상 앞에 앉아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변화에 둔감해지고, 예전 방식에 머무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요? 어쩌면 늙는 건 우리의 몸이나 나이가 아니라, 지식인지도 모릅니다. 나이를 이유로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 더 이상 다른 길을 탐색하지 않는 순간, 그때부터 우리의 지식은 조용히 늙어가기 시작합니다.


요즘 빅데이터 리포트들을 보면 이런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전 세계 데이터의 약 90%가 최근 2년 안에 생성되었다.” 이 통계는 DemandSage, Exploding Topics 같은 매체에서도 반복해서 인용됩니다. 범위와 정의에 따라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새 지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저장만 된 데이터가 아니라, 이 데이터에서 새로운 패턴과 통찰이 발견될 때, 시장은 뒤집히고 업의 룰이 바뀝니다. 우리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저 과거의 방식만 붙들고 있는 사람으로 남을 뿐이죠.


저는 예전에는 조직을 이렇게 나누곤 했습니다. 주니어 조직과 시니어 조직. 주니어 조직은 변화에 민첩하고 도전적이었고, 시니어 조직은 경험이 풍부하지만 종종 익숙한 방식만 고수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주니어 조직,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시니어 조직이라는 구분이 어느 정도 통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구분이 더 이상 통하지 않더군요. 주니어와 시니어가 아니라, 학습하는 조직과 학습을 멈춘 조직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학습하는 조직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실험을 허용하고, 새로운 도구와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오가고, 의견 충돌은 더 나은 해답을 찾는 계기가 됩니다. 의사결정은 빠르게 이루어지고, 한 번의 시도에 성공하지 못하면 금방 피드백을 받아 다음 시도로 옮깁니다. 이런 조직은 외부의 변화에도 민첩합니다. 다른 산업, 다른 국가, 다른 문화에서 배워오고, 경계를 허물며 성장합니다.


반면, 학습을 멈춘 조직은 다릅니다.

과거에 잘되던 방식을 여전히 표준으로 삼습니다. 변화보다 안전을 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는 위험으로 간주됩니다. 의사결정은 상위 몇 명에게만 집중되고, 실패는 감춰야 할 실수로 취급됩니다. 이런 조직은 외부로부터 배우는 일에 소극적이고, 내부의 익숙한 목소리만 듣습니다. 결국 스스로 만든 울타리 안에서 점점 더 좁은 시야를 가지게 됩니다.


이 패턴은 임원들에게도 뚜렷이 보입니다.

지속해서 성장하는 임원은 대체로 경력직 출신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컨퍼런스와 세미나에 참석하고, 업계 네트워킹을 유지하며, 해외 트렌드와 신기술을 탐색합니다. 배우고 배운 것을 나누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더 좋은 의견이 나오면 구성원에게 기회를 주고, “네 생각이 더 낫다”고 말할 줄 압니다. 이런 리더는 자신이 속한 조직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조직이 자신의 성장을 인정하지 않으면 쿨하게 새로운 무대로 옮기고, 그곳에서 다시 리더십을 증명합니다. 시장과 업계에서 이미 일정 수준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반대로, 성장이 멈춘 임원들은 공채 출신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거의 외부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내부 직원, 상사, 동료와의 만남만 반복하며 시간을 씁니다. 익숙한 사람들과 익숙한 방식만 공유하다 보니 새로운 지식이나 관점을 얻을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니 시장 관점에서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감각을 잃어버립니다. 결국 회사 내부의 성장만 추구하며, 상사에게 인정받기 위해 단기 성과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명확한 자신만의 리더십은 없고,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택합니다.


이런 차이는 조직의 운명까지 가릅니다. 학습하는 조직과 리더는 실패에서 배우고, 외부의 변화에서 힌트를 얻으며 성장의 가능성을 넓힙니다. 반대로 학습을 멈춘 조직과 리더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만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나이를 먹습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식이 늙는 것은 선택입니다. 나이가 아닌 지식이 늙는다는 말은, 학습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나 ‘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매일 쏟아지는 데이터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도전해야 합니다. 자신의 방법만을 고집하지 않고, 더 나은 의견을 찾아 귀 기울이는 태도, 그것이 진짜 성장입니다.


결국 이 시대에 중요한 건, 내가 가진 지식을 얼마나 많이 축적했느냐가 아니라, 그 지식을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하느냐, 그리고 그 지식을 나누고 확장하느냐입니다. 지식은 스스로를 갱신할 때만 가치가 있습니다. 멈춘 순간, 그 지식은 과거의 것이 됩니다.


그러니 오늘도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나는 지금 배우고 있는가?”

“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가?”

“내 지식은 젊은가?”


이 질문들 속에서, 우리는 다시 성장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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