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문화의 장점과 단점
(부제 : 하나의 색깔로 묶여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제가 일했던 기업은 2곳입니다. 첫번째 기업은 공채문화를 가진 대기업이었고, 두번째 기업은 200명의 직원 중 거의 90% 이상의 직원들이 경력직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매년 방문하는 기업들은 100곳이 넘고 매달 또는 격월로 방문하는 기업은 10곳이 조금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장하는 기업과 성장이 멈춘 기업의 특징들이 남들과는 다른 시선에서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공채 문화' 입니다. 특히 중견기업 이상의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공채를 진행하며 그 강점을 얻어내고 있지만, 반대로 약점을 보완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공채 문화는 한국 조직을 빠르게 성장시킨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였습니다. 공채 문화는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같은 교육을 받고,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구조.
이 구조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빠르고, 일하는 방식이 통일되며, 협업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서로 비슷한 언어와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맞춰가는 비용’이 줄어들죠. 그래서 공채 조직은 강합니다. 속도도 빠르고, 실행력도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조직은, 변화에도 강할까요?”
같은 기준, 같은 경험, 같은 사고방식으로 묶여 있는 조직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다른 답을 찾는 데는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공채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이 시간이 지나면 가장 큰 한계로 바뀌게 되고,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더 큰 위협을 받게 됩니다.
“하나의 색깔로 너무 잘 묶여 있다는 것”
이제는 그 ‘색깔’이 조직을 강하게 만드는지, 아니면 보이지 않게 한계를 만들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1) 빠른 온보딩과 조직 적응 → 동일한 교육과 경험으로 조직 이해 속도가 빠릅니다.
2) 일하는 방식의 통일 → 기준과 언어가 같아 협업 비용이 낮습니다.
3) 강한 소속감과 결속력 → 동기 중심의 네트워크가 심리적 안정감을 만듭니다.
4) 실행력과 속도 → 방향이 정해지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1) 사고의 획일화 → 비슷한 경험과 기준이 새로운 관점을 막습니다.
2) 다양성 부족 → 외부 시각과 다른 방식이 조직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외부 경력직이 가진 지식을 회피하거나, 무시하게 되고, 외부로 나가 학습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3) 변화 대응력 저하 → 기존 방식이 익숙해 새로운 시도를 회피하게 됩니다.
4) 내부 경쟁 심화 → 승진 구조 중심으로 동료가 경쟁자가 됩니다.
결국 공채 문화의 핵심 문제는 ‘효율’이 아니라 ‘획일성’이 되는 거죠.
공채 문화 속에서도 여전히 성장하는 사람들이 많은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외부의 지식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내부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이직하거나 창업을 하면서 우리 회사가 탁월하게 사람을 성장시키는 곳이라고 브랜딩이 되게 만드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경력과 공채는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내더라고요. 기수와 경력이 아니라, 실력과 성과로 일을 하는 기업으로의 변화 말입니다.
공채 문화의 단점으로 연결되는 것은 '성장' 입니다. 즉 성장을 내 직장에서의 ‘승진’이라고 정의하는 것이죠. 이는 성장을 사다리타기라고 생각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위에 있는 사람이 내려와야 하는 것이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자와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모습으로 바뀌게 되는 모습이 자주 보이거든요.
승진 사다리는 하나의 경로일 뿐, 유일한 정답은 아닙니다. 지금은 조직 안뿐 아니라, 조직 밖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훨씬 많아진 시대입니다.
한 조직 안에서만 승부를 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동료는 함께 가는 사람이 아니라 경쟁자가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동료의 실패가 나의 기회로 보이기 시작하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여기서 한 번 미끄러지면 끝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사람은 더 이상 도전하지 않습니다. 실수를 숨기고, 실패를 공유하지 않고, 결국 안전한 선택만 반복하게 됩니다. 그렇게 얻는 것은 ‘안정’이 아니라 시장 관점에서 볼 때 성장이 멈춘 상태입니다.
커리어는 사다리가 아니라 ‘확장’입니다.
위로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라 옆으로 넓어지고, 밖으로 연결되고, 다른 경험과 사람, 기회로 이어지는 것이어야 하죠. 이제는 한 조직 안에서의 승진이 아니라 나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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