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팀장의 대화
부서 이동을 요청한 팀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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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코칭 리더십에 대해 학습하던 기업의 리더분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이야기 하지 못했던 고민이 있었다며 조심스럽게 말씀을 꺼내셨죠. '이번에 팀원 중 한 명이 저와 업무 방식에서 갈등이 있었어요. 그 친구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겠다고 임원분께 먼저 이야기 했고, 그렇게 하기로 했네요. 이번에 마지막으로 면담을 하고 떠나 보내야 하는데, 제 마음이 힘들어서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리더가 속상했던 부분은 '나에게는 다른 어려움을 이야기 하지 않고, 본인이 친밀하다고 생각하는 임원에게 직접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상황을 꽤 자주 접하곤 합니다. 상당히 많은 사례들이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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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팀원의 행동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1차 리더가 아닌, 친밀감이 있는 2차 리더에게 바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의 힘에 밀려 버리게 한 부분도 있고, 감춰진 부분을 꺼내보면 팀원이 변화된 팀의 일하는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어서 동료들에게 큰 장애물이 되어 버린 상황이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리더와의 대화에서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과거보다는 미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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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저에게 고민을 공유해준 리더는 팀원을 어떤 사람으로 판단하고 있었을까요? 어쩌면 '배신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최선은 무엇일까?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이런 질문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떠나는 팀원의 모습을 남아있는 팀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요. 팀장님이 그 팀원을 떠나보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면 좋으시겠어요?"
이 질문에 팀장님과 저는 '존중하는 모습' 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떠나는 팀원에게도, 남아있는 팀원에게도 '팀장이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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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직원에게 '존중하는 팀장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팀장님은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이동해서 더 맞는 동료와 리더와 성장하길 응원'하는 이야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할 때 더 fit하게 맞춰주지 못한 부분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고, 소통할 때 해당 팀장과는 조금 더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제안했죠. 이번처럼 임원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게 되면 임원도, 새로운 팀장도 오해를 할 수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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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팀원들에게는 '팀장의 존중'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솔직하게 과정을 공유하고, 이동하는 팀원이 못해서가 아니라 fit이 맞지 않았던 것이고 fit이 맞는 부서와 동료들과는 더 탁월한 성과로 즐겁게 일할 수 있을거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로 하셨죠.
그리고 서로가 같은 목표, 공유하는 팀의 목표를 위해 더 자주 이야기하면서 맞춰가자.라며 자신이 개선해야 할 부분도 공유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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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어렵습니다. 이 상황에서 팀장님이 '저는 그렇게 못하겠어요.' 라고 해도 뭐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저도 느꼈거든요. 그런데, '코치님 제가 이렇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 보니, 이렇게 하는게 서로를 위해서 좋을 것 같아요. 제 마음도 처음에는 내가 왜 이런 상황을 마주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정도 까지는 내가 해볼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이 드네요'
인격적으로 많이 성숙한 팀장님과의 대화였습니다. 저도 CEO나 임원, 팀장님들과의 코칭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 정도까지 리더가 헌신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이때마다 드리는 제 의견은 '마음이 허락하는 수준으로만 행동해 보세요.' 입니다.
그 허락된 마음이 어쩌면 다음에 나의 리더십의 성장을 보여주게 되거든요. 성숙한 리더와의 대화는 언제가 나를 돌아보게 하면서도 작은 미소를 짓게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