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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리더십 _ 오케스트라와 재즈로 보는 리더십

by 그로플 백종화

리더십을 바라보는 관점 _ 오케스트라와 재즈

1 어제는 조직을 스포츠 구단에 비교해서 설명해 드렸는데, 오늘은 연주와 비교해서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비교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먼저 상상해 볼 수 있거든요. 상상을 한다는 말은 행동과 영향을 연결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2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기로 한 연주를 하는 것' 입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악보'와 '지휘자'이죠. 악보는 각자의 역할을 명시해 준 개인 과업과 디바이커라고 볼 수 있고, 지휘자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고 생각하죠.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뛰어난 연주자는 어쩌면 악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연주를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리더인 지휘자의 실시간 요청사항들을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3 반면 재즈는 조금 다릅니다. 재즈는 서로를 잘 아는 연주자들이 모여 함께 즉흥적인 연주를 하죠. 모든 것이 즉흥은 아닙니다. 합을 먼저 맞추는 대화를 하고, 진행하니까요. 재즈에서 가장 우수한 구성원은 서로의 연주를 듣고, 실시간으로 맞춰가며 더 나은 화음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정해진 연주 루트가 있지만, 반드시 그렇게만 연주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4 오케스트라와 가장 다른 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관점에서 오케스트라는 지휘자가 해석하고, 악보에 나온대로 하기로 한 연주를 하는 것이지만, 재즈는 악보는 있지만 악보대로 하지 않고 서로에게 맞춰가며 변주를 하는 것이죠. 지휘자는 연주자 중에 한 명이 될 수도 있고, 돌아가면서 메인을 맡을 수도 있습니다.

5 둘 중에 누가 더 탁월한 연주자 인가? 누가 더 뛰어난 음악인가?를 논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오케스트라를 좋아하는 관객이 있고 재즈를 좋아하는 관객이 있을 뿐이고, 서로 다른 관점과 방법으로 연주하는 연주자가 있을 뿐이죠. 선택의 영역일 뿐입니다.

6 그럼 무조건 오케스타라와 재즈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만 연주를 할까요? 아닙니다.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 라는 곳이 있습니다. '공유의 리더십' 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인데, 오케스트라 이지만 일단 지휘자가 없습니다. 그리고 악보가 있지만 연습하는 과정에서 그 악보의 해석을 각자의 악기 연주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합니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에 대해 비욜라나 오보애 연주자가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바이올린 연주자가 듣고 반영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죠. 지휘자는 없지만, 각 연주마다 소통을 메인으로 하는 연주자 협의회가 있습니다. A연주회는 A바이올린 B바이올린 등 각 악기에서 대표자를 선정하고 그들이 모여 A연주회의 메인 소통을 하죠. B 연주회에는 또 다른 연주자들이 소통을 책임집니다.

또 하나 연주를 하면서도 즉흥이 가미되기도 합니다. 이유는 각자가 연주를 하면서 곡을 해석했기 때문이죠.

7 한 인터뷰에서 오르페우스 멤버의 이야기를 듣다가 '이분들은 자신들의 리더십과 연주 방식을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중'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리더십, 조직문화는 가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더 나은 우리 조직을 위해 우리는 어떤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필요한지를 정하고, 그것이 맞는지를 끊임없이 증명해 가는 것이죠. 피드백과 함께요.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지를 한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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