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리더
1 후배들과 함께 있을 때 망가지는 상황이 많이 있습니다. 모르는 부분이 생길 때도 있고, 실수하는 경우도 많이 있죠. 가끔가다 많이 빠져서 횅 ~ 한 머리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딸과의 관계에서 버벅거리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2 '선배님, ooo 아세요?' 라는 질문에 '아니 몰러 ~ ' 라고 이야기하며 후배들이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커피와 밥을 사 먹이는 것이었는데, '커피 마실래?' 를 시전하기도 했고, 오다 주웠다 버전으로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데이에 작은 선물들을 전해 주고는 합니다. 차를 가지고 다니던 인재개발팀 시절에는 가끔 일정이 비는 날에는 동료들과 차를 타고 조금 멀리 나가 밥과 후식을 먹기도 했더라고요. 지금도 기억나는 곳은 호수삼계탕과 숙대 딸기 빙수와 와플이네요.
3 이런 행동들이 반복되다 보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선배이자 동료가 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죠.
4 자신의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전문성이고 다른 하나는 편안함입니다. 편안한 리더를 선호하지만, 편안함만 가진 리더와 일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편안한 리더와 커피와 식사를 하고 싶지만,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리더에게 자신의 커리와와 업무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5 편안한 리더는 중요합니다. 특히, 동료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게 만드는 힘이 그 편안함에서 많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편안한 리더와 함께 할 때 왠지 모르게 힘을 얻게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편안함 만으로 승부할 수는 없습니다. 편안함에 전문성을 함께 겸비해야 겠죠.
6 그래서 저는 일을 할 때의 나와 수다를 하고, 가정에서의 내가 많이 다릅니다. 하나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요.
7 일에서는 냉정하지만 관계에서는 따뜻한 리더, 제가 생각하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