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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리더십 _ 강점과 약점, 이면을 바라보는 것

by 그로플 백종화

저는 눈치를 봅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센스 있다' 는 피드백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리더가 된 이후로도 주요 임원분들에게도 비슷한 칭찬을 많이 받았죠. 그런데 저는 센스가 있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눈치를 본다' 라고 말합니다. 제게 센스 있다와 일머리 있다는 조금 다른 관점이거든요.



센스가 있다는 피드백을 들었을 때는 대부분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서 행동을 했을 때' 였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소통을 하거나, 경영진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찾아서 그와 관련된 정보들을 제공해 드리는 행동들을 보면서 말이죠.



그런데 제가 센스있다는 피드백을 받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집에서 아내와 딸의 눈치도 보고, 제가 만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 표정과 같은 비 언어적 행동을 통해서 '현재 그의 감정선을 알아차리는 강점'을 작동시킵니다. 눈치보는 것이 쌓이고 쌓였을 때나 민감하게 작동될 때의 저는 '회피'를 하기도 하거든요.



센스와 눈치, 어떻게 보면 정말 다른 단어이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이렇게 강점과 약점이라는 이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사람은 동료의 주도권을 빼앗는 약점을 가지고 있고, 계획을 디테일하게 세우는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것에 도전하고 계획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죠. 배려와 공감을 해주는 사람은 반대로 냉정하고 분석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모든 행동에는 이면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면을 보완해야 한다가 아닌, 이면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 뿐이죠. 어느 순간인가 부터 저는 '불편한 사람을 대할 때, 힘든 상황을 마주할 때' 가 조금은 편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시작이 '내 약점이 되는 이면을 인정한 순간' 이더라고요. 오늘도 그런 시간을 살짝 가졌지만 뭐 . . .상관없습니다. 그 또한 나니까요.



그냥 그 또한 나라는 것을 인정하면 모든 것이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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