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멜로디보단 가사' 주의였다.
아무리 멜로디가 좋아도, 가사가 어딘가 이해가지 않는 구석이 있으면 노래가 싫어진다.
이런 노래는 수도 없이 많고, 이전에 이미 노래 가사를 차용한 글을 많이 썼기 때문에 또 쓰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항상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이원진의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라는 노래이다.
여자가 남자한테 다가가기 두려운 상황에 그 감정을 토로하니 남자가 "나도 옛날에 그랬어. 근데 그런 뜻 모를 슬픔도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된단다"라고 설득하며 "그러니까 나한테 맘을 열렴"이라고 말하는 노래이다.
나이가 많다고는 할 수 없어도 어리다고도 할 수 없는데, 아직까지 뜻 모를 슬픔이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노래는 들을 때마다 갸우뚱하게 된다.
아무튼, 나는 항상 멜로디보단 가사였다. 그래서 팝 음악도, 미국 힙합도 국내 음악보다는 덜 좋아하게 된다.
아마도, 스토리 혹은 내러티브를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음악도 문학의 연장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최근에 FB 앱을 핸드폰에서 지웠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 활동을 인스타그램과 브런치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꽤 괜찮은 다짐이었던 것 같다, 요즘은 소셜 미디어를 보고 있는 시간이 훨씬 줄어든 것 같으니까.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비해 내러티브가 부족해서 잘 보지 않게 되는 것 같고, 브런치는 핸드폰으로는 눈이 아파서 잘 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라고 적으니 좀 할아버지가 된 기분이지만..
아무튼 멜로디보단 가사다.
인스타그램보단 페이스북이고 페이스북보단 싸이월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