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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Apr 25. 2019

보편적인 노래 감상평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서 시간의 여유가 조금 생겼다.


그러다 문득 이제는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브로콜리 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를 다시 들을 기회가 있었다.


발매되자마자 구매했던 앨범인지라 모든 곡에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지만, 보편적인 노래만큼은 사실 가사 해석이 잘 되지 않아서 좀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계피의 탈퇴와 분쟁으로 명반이 되어버린 브로콜리 너마저 1집

이번에 다시 가사를 들어보니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편적인 노래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SedXK6_mSZI


가사:


보편적인 노래를 너에게 주고 싶어 이건 너무나 평범해서 더 뻔한 노래 

어쩌다 우연히 이 노래를 듣는다 해도 서로 모른 채 지나치는 사람들처럼 

그때, 그때의 사소한 기분 같은 건 기억조차 나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건 너무 슬퍼 사실 아니라고 해도 난 아직 믿고 싶어 

너는 이 노래를 듣고서 그때의 마음을 기억할까, 


조금은 보편적인 노래가 되어 보편적인 날들이 되어 보편적인 일들이 되어 

함께한 시간도 장소도 마음도 기억나지 않는 보편적인 사랑의 노래 

보편적인 이별의 노래에 문득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때, 그때의 그때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건 너무 슬퍼 사실 아니라고 해도 난 아직 믿고 싶어 

너는 이 노래를 듣고서 그때의 마음을 기억할까, 


조금은 보편적인 노래가 되어 보편적인 날들이 되어 보편적인 일들이 되어 

함께한 시간도 장소도 마음도 기억나지 않는 보편적인 사랑의 노래 

보편적인 이별의 노래에 문득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때, 그때의 그때 


그렇게 소중했었던 마음이  이젠 지키지 못한 그런 일들로만 남았어 

괜찮아 이제는 그냥 잊어버리자 아무리 아니라 생각을 해보지만 


보편적인 노래가 되어 보편적인 날들이 되어 보편적인 일들이 되어 

함께한 시간도 장소도 마음도 기억나지 않는 보편적인 사랑의 노래 

보편적인 이별의 노래에 문득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때, 그때의 그때



다시 보니까 그렇게 어려운 가사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예전엔 몰랐는지 모르겠다.


헤어짐을 마주하는 커플의 슬픈 마음을 담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헤어짐을 직면하여 슬픈 마음을 본인들의 연애를 평가절하하면서 달래고 있는 것.

"시간 지나면 기억도 안 날 거야", "너무나 평범해서 더 뻔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고, 그렇게 생각해야만 하는 화자의 마음이 공감이 되기 때문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멜로디는 물론 좋고.


근데 감상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현재 화자는 슬픔을 애써 축소하며 달래고 있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든 아재의 마음으로는, 애써 축소하지 않아도 이미 축소되어버린 사사롭지 않았던 사사로운 감정들에 대해서 아련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초속 5cm를 틀어놓고 와인을 홀짝이면서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던 날도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 물론 전 지금 결혼을 해서 너무 행복합니다.


왕년엔 난해하다고 생각했던 가사가, 이제 보니 너무 보편적이어서 약간 놀란 김에 작성한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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