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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Jul 20. 2019

토스카나 여행후기 - 4박 5일

드디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토스카나의 후기다. 신난다.


1. 니스에서 토스카나 가는 길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이동수단은 자가용이다.

니스에서 피렌체까지 자가용으로 5시간이 걸리는데, 중간에 pesto genovese(바질 페스토)의 고향인 나의 사랑 제노바에 들렀다 가는 코스도 생각해 보았지만,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는 여행에 너무 무리수인 것 같았다.

어른들을 모시고 5시간을 운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니스에서 로마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고, 로마에서 판자노(Panzano)까지 운전을 해서 갔다.

그렇게 해도 3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니스에서부터 가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아서 이 루트를 택했다.


2. 로마 공항(FCO)


필자는 로마 공항 이용이 처음이었다. 이탈리아 남부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항상 밀라노 공항을 이용하곤 했다. 예전에 친구가 로마 공항에서 렌트카를 하려고 했는데 차가 없다고 해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해 줬는데, 필자에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 정도 신뢰도라면 일반화해서 로마 공항의 렌트카는 약간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해도 괜찮을 것 같다.


아무튼 필자는 차가 없다고 해서 두 시간을 기다려서 차를 받을 수 있었다.


3. 판자노(Panzano)


이번에 설명을 들어서 알게 된 내용인데, 키안티 지방 안에 키안티 클라시코라는 지역이 있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키안티 클라시코 지방에서 만들어진 와인을 일컫는 말이다. 혹은 키안티 클라시코라는 레이블을 달 수 있는 지역을 키안티 클라시코라고 부른다.

주황색이 키안티. 진한 주황색 중 하나가 키안티 클라시코.

이번에 묵었던 숙소는 키안티 클라시코 안에 판자노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Le Cinciole라는 와이너리에 위치한 에어비앤비였다. (https://www.airbnb.com/rooms/7013857?source_impression_id=p3_1565062500_GiPmTUg60ocaOdud)


판자노에서 경험한 것들이 아주 좋았어서 반드시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좋았던 것 중 핵심적인 것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음식

Dario Cecchini(https://goo.gl/maps/Ct9uQWDpcYD9xotx9) - 넷플릭스의 Chef's table에 나와서 유명세를 증폭시킨 세계적인 butcher. 엄청난 토스카나 바이브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리오 케치니와 사진 찍은 것이 자랑.

Osteria le Panzanelle(https://goo.gl/maps/uB7vHkxaGmqC5awG8) - 미슐랭 1 스타 레스토랑. 두 말할 나위 없지 않을까.

Macelleria Checcucci(https://goo.gl/maps/r94GyoDHaSVJpLqZ6) - 샌드위치를 팔기도 하지만 기본은 정육점이다. 여기서 고기를 사서 바베큐를 해 먹었는데, 가격은 믿을 수 없이 저렴한데 (소고기 안심 800그람이 2-3만 원 정도) 퀄리티는 최상이다.

아주 훌륭한 정육 쇼핑이었다.

2) 와이너리 le cinciole(https://goo.gl/maps/ziwHD9Rdcbx9CWRJ9)

더 많은 와이너리를 가보지 못해서 아쉽지만, le cinciole를 온전히 구경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여기서 숙박을 했기 때문인지, 원래 그렇게 해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셋이서 갔는데도 직원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1시간 넘게 투어를 시켜주었다.


완전한 organic이고, 관개도 하지 않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그냥 어쩔 수 없다고...


르 친치올레 내부의 airbnb.
와인 저장소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4잔 + 올리브 오일 하나를 트라이해 보았다.

사진 속의 Aluigi라는 와인에 취해서 한 박스를 주문해 버렸다. 올리브 오일은 남프랑스 쪽이 좀 더 세심한 맛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구매하지는 않았다.


4. 피렌체


아무래도 필자도 연식이 있기 때문에 피렌체라고 하면 냉정과 열정사이의 OST The whole nine yards 같은 음악이 떠오르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관광객들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 첫날 Dario Cecchini 점심때 옆자리의 캐나다 아재가 자기는 피렌체는 너무 관광지라 별로고 시에나가 더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더욱더 에너지가 떨어졌지만, 장모님이 엄청나게 원하셨던 곳이기에 가지 아니할 수 없었다.


종합적으로 이야기하면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관광지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들이 창렬인 그런 관광지는 아니다.


도시를 돌아다닐 때 특별하게 목적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들렀던 세 군데를 요약하면,


1) 산타마리아 수녀원에서 만든 향수 가게..?(https://goo.gl/maps/MViitjw9xYo9Ne1H6)


정식 이름은 Officina Profumo-Farmaceutica di Santa Maria Novella Firenze이다.

뭐 피렌체 대성당 옆에 딸린 수녀원에서 수녀님들이 만들던 향수를 좀 더 대중적으로 판매하는 곳인 것 같았는데,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그 말인즉슨...  RG..?


암튼 가서 향수를 샀다. 선물용으로.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았다.


2) 산타마리아 대성당


산타마리아 대성당이 무엇인지 찾는데 좀 헷갈렸는데,

영어로 보면 Basilica of Santa Maria Novella이 하나 있고 Cathedral of Santa Maria del Fiore가 있다.

암튼 후자가 흔히 말하는 대성당이다.


나름대로 구라파의 성당 투어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좀 충격을 받았던 곳이다.

내가 봐왔던 것들과 상당히 외형이 달랐고, 내형마저도 상상 이상으로 화려했다.


모양은 일반적이어도 색감이 좀 특이하단 느낌을 받았다.

불란서, 독일, 서반 등에서 많은 성당을 봐 왔다 하더라도, 이 곳은 따로 시간을 내서 가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특이했고, 사진에 담지 못한 많은 부분에서 대단히 화려했다.


3) 베키오 다리(https://goo.gl/maps/MFkjrkcxXKrJBNi19)


대단히 낭만적이고 뭐 히틀러가 이것만은 부시지 말라고 했다라든지 등의 썰로 유명한 다리라는데,

상당히 평범하고 일반적이었다.

누군가가 심층적으로 역사적으로 해설해줄 것이 아니라면 굳이 꼭 가야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는 곳...


다만 다리에 보석 가게들이 많아서, 게임에 나오는 아이템 보급소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냥 다리 위에 가게들이 주욱 들어서 있어서, 언뜻 보면 다리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엄청난 보석들을 파는데, 국내법상 사서 들어가면 세금을 내야 하므로....

4) 피렌체 맛집


사실 필자는 여행 가서 보는 건 크게 관심이 없고 결국 먹는 것이 젤 좋고 행복하다.

두 군데에서 점심과 저녁을 먹었는데, 둘 다 추천할 만한 퀄리티였고, 특히 점심을 먹은 장소는 airbnb 사장님이 추천해 준 장소로 퀄리티가 굉장했다.


i) Pane E Olio(https://goo.gl/maps/oPuYadGx1AiT7waY9) - 아주 작은 가게인데, 퀄리티가 최상이다. 피렌체를 방문한다면 절대로 가 볼 것을 추천한다. 가격도 좋고 퀄리티는 더욱 좋다.


ii) Ciro and Sons(https://goo.gl/maps/zoXAnpSXdw7H3LxBA) - 뭐 세계 피자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전형적인 네이버식 정보를 보고 간 곳. 역시 한국인이 많았다. 그럼에도... 맛있어서 추천.. 근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나폴리 피자의 쫀득한 도우를 선호하지 않는다. 선호하지 않지만, 그 세계에 대한 리스펙을 담아서 추천...


5) 피렌체 아웃렛(https://goo.gl/maps/LwSa8mkmyrm8PkxDA)


피렌체에 다녀온 다음 날, 아웃렛을 다녀왔다. 이름이 the mall Firenze이긴 해도, 막상 하루에 피렌체와 아웃렛을 돌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피렌체 다운타운 기준 차로 30분 이상 거리...


여기는 많은 블로그에도 나와있고, 이탈리아 여행 중 쇼핑의 백미이기도 하므로 가 볼 것을 추천한다.


특히 토스카나 브랜드들이 저렴한데, 그중에 구찌가 충격적으로 저렴하다.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에서 쇼핑하시기 바랍니다...


찾아보니 다운타운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이다. 셔틀이 있다고 들었다.

5. 시에나


위에 언급됐던 캐나다 아재가 강추해서 상당히 기대했으나 종합적으론 오히려 약간 실망했던 도시.

막상 또 구경하기엔 너무 작은 규모이고 너무 오래돼어서 편의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도시의 중후한 간지가 좋았다.


음식은 대충 찾아서 갔는데, 맛있긴 했지만 그 정도 하는 집은 많을 것 같아서 추천하기 그렇고, 볼 것 하나만 정리하면서 마무리하려 한다.


1) 두오모 시에나


대략 시에나 대성당이 될 텐데, 여기도 피렌체 대성당과 양식이 비슷한 듯하면서 꽤 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색감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좀 특이한 느낌이었다.


외형은 일반적인 듯 하지만 줄무늬가 예사롭지 않다


내부는 줄무늬가 더욱 도드라진다.

시에나는 대충 아무 데나 주차하고 성당을 향해 가다 보면 결국 도시를 다 둘러볼 수 있는 구조인데, 도시 전체가 유적지로 지정되어서 개조가 안 된다고 한다.


뭐 상당히 오래된 느낌이니까... 서울의 북촌 같은 곳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토스카나를 방문하시는 분은 로마를 가는 길에 꼭 방문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이상이 필자의 사랑 토스카나 여행기의 리뷰였다.

마음 같아서는 먹었던 맛있는 음식들, 좋았던 곳들의 사진을 떡칠하고 싶지만 가독성을 고려하여 많이 배제하였다.


부디 더 많은 사람들이 토스카나를, 특히 Panzano를, 그중에서도 특히 le cinciole를 방문하고, 그곳의 와인을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맘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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