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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Jul 21. 2019

로마 여행후기 - 1박 2일

드디어 지난 유럽여행 후기 마지막 로마다.


루마의 FCO 공항의 낮은 신뢰도에 대해서는 전편에서 이야기했으니, 이번 편에서는 로마에 집중해서 다루고 마무리짓고자 한다.


로마에서는 1박 2일이지만, 떠나는 날의 비행기가 오후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나름 2일간 fully 구경해서 1박 2일치곤 많이 즐겼다.


1. 숙소


최근에 리모델링을 진행한 호텔(The Hive Hotel Rome)에서 묵어서 방도 상대적으로 널찍하고 좋았으나, 주차는 따로 돈을 받는 데다가, 호텔 로비에서 주차장까지 걸어서 4-5분 정도 되는 거리라 은근히 성가시다.


잡설이지만, 외국을 다녀보면 한국만큼 주차에 대해서 관대한 + 그러면서 주차된 차량의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가 많지 않다. 또 한 번 국뽕을 마셔본다...


2. 주차


로마뿐만 아니라 유럽이 전체적으로 그렇지만, 스트릿 파킹은 거의 찾기 힘들고, 여행객은 대부분 파킹 가라지에 주차를 하곤 하는데, 이 가격이 만만치 않다. 대략 한 시간에 최소 4천 원 보통 5-7천 원 많게는 만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


떠나는 날의 경우, 체크아웃 후 차에 캐리어가 가득 찼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가라지를 이용했는데, 이용하면서도 돈이 많이 아까웠다. 그래도 리스크를 질 수는 없기에 가라지를 이용했다.


(굳이 장점을 찾자면 로마의 파킹 가라지는 엄청 작은 대신 대부분 발레를 해준다 ㅎㅎ)


3. 볼 것들


매 블락마다 유적지가 꽉 찬 로마라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지만, 대부분 그때 보고 "우와"하고 돌아서면 잊을 것들이라, 지금도 기억이 나는 두 가지만 소개하려 한다.


1) 포로 로마노(Roman Forum)

로마 사람들이 모여서 시국을 논했던 곳이라고 하니, 국회의 초창기 모습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말이 그렇지, 그냥 벌판에 건물이 좀 있는 곳인데, 그 건물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총, 균, 쇠에서도 말하지만, 이런저런 우연이 겹쳐 서구 문명이 세상을 장악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서기 00년 근처의 건물이라고 하기엔 그 규모나 정교함이 너무 뛰어나서, 경외감이 들게 되었다.

여러 번의 리메이크를 거친 곳이라 뭐가 진퉁이고 뭐가 짭인지 알기는 힘들다.

물론 리메이크도 많이 된 것이라 도대체 뭐가 00년에 지어진 오리지널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00년에 사람들이 여기 모여서 이런저런 노가리를 까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날씨가 극악하게 더워서 잘 구경하지 못했는데, 적당히 봄가을에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입장료를 내고 전체 산책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터 자체가 시각적으로 아름다워서, 걷는 맛이 있는 곳이다.


2) 성 베드로 성당(St. Peter's Basilica)

명색이 천주교 교인인지라, 방문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피렌체의 성당도, 시에나의 성당도 특별히 방문하고 싶지 않았는데 가서 보니 나름 인상적이었는데, 교황이 계신다는 이 성당도 특별히 방문하고 싶지 않았는데 가서 보니 감흥이 엄청났다.

입장료가 무료인지라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사람 구경이 더 재밌을 지경

대략 위와 같은 인파를 헤치고 성당 안에 진입하면,

이런 엄청나게 사치스러운 성당이 등장한다.

대략 6세기 정도에 지어졌다고 찾아본 것 같은데, 도대체 그 시절에 어디서 저렇게 많은 금을 조달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모든 선진국은 타국을 착취하면서 국력을 쌓았다고 이해하는 주의인데, 천년도 더 전에 저렇게 엄청난 착취를 쌓아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특히나 현재 교황님은 그런 부조리를 타파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본인의 오피스가 저렇게 금으로 떡칠된 곳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여행기와는 크게 관계가 없지만, 저런 것을 보면 인간은 역시 나약한 존재인 것이 분명하다. 떡칠된 금을 보고 경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신한테 느끼는 경외감은 금과는 관계가 없어야 할 텐데,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서 겹쳐지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것 같다.


4. 왜 이탈리아가 짱인가


원래 맛집을 소개하는 것이 필자의 가장 큰 행복인데, 로마에서는 애석하게도 특별하게 맛집이랄 만한 곳을 가지 못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어째서 이탈리아가 최고의 여행지라고 필자가 생각하는지 서술하고 여행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필자는 이탈리아를 세계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컨텐트 - 로마를 봐도 알 수 있지만 스토리는 차고 넘친다. 그러므로 몰디브, 발리 등의 휴양지와는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곳이다.

러셀 크로가 듣보잡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2) 휴양 - 그렇다고 휴양이 후달리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토스카나, 친퀘 테레와 같이 휴양의 요소가 충분한 관광지들도 있고, 따뜻한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들도 충분히 많다.


3) 음식 - 나이가 들면 들수록, 혹은 여행의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결국 여행은 식도락이다.(는 생각해보니까 돼지 기준... 음식에 큰 취미가 없는 분들은 다를 수 있겠습니다) 이탈리아의 음식 수준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4) 물가 - 이 부분이 필자가 이탈리아를 찬양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물가 요소만 제외하면, 프랑스가 이탈리아만큼 좋은 여행지가 될 수 있겠으나, 애석하게도 프랑스는 음식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음식뿐 아니라 와인도 그렇고, 올리브 오일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불란서는 격식을 차린다.


음식도 애피타이저 / 앙트레 / 디저트로 반드시 구성되는 분위기고, 갸르송도 뭔가 본분을 다하려 애쓰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러한 격식이 고스란히 가격으로 돌아온다.(물론 이도 저도 아니면서 비싸기만 한 독일을 생각하면 프랑스가 낫다) 반면 이탈리아는 전반적으로 캐주얼한 느낌이다.


음식은 대충 밀가루에 소스 발라서 먹으면 되는 거고, 돈 좀 있으면 버섯 넣어서 먹는 거고, 프랑스에서는 올리브 오일을 일 년에 세 번 짜서 각각 다른 맛이라며 판매하지만 이탈리아는 그런 거 없이 걍 짜서 먹는 느낌.


이런 캐주얼함이 가격으로도 돌아오고, 그렇다고 이용자가 느끼는 만족감을 희생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스페인은 어떠냐!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아직 스페인은 가보지 않아서 판단이 안되지만, 이탈리아에 비해 좀 슬럼화 된 느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조심은 하고 있다.


아무튼. 여행기는 이것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이번 여행에 펀딩을 담당해주신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크나큰 감사를 드리고,

또한 항상 옆에서 희로애락을 공유해주는 아내 수정이한테 감사를 남긴다.


앞으로는 홍콩 맛집 포스팅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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