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2박 3일을 마치고 니스 4박 5일을 하러 ORY 공항으로 향했다.
CDG에서 파리로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권역별 고정 금액 택시비를 이용해야 하므로 공항에 갈 택시는 미리 예약해두면 좋다. 물론 예약을 안 했다가 엄청난 금액을 지불해버리는 필자 같은 흑우도 있다.
지난 파리 여행 포스팅에서 빼먹었는데, 파리 박물관은 뭐니 뭐니 해도 오르셰다. 기본적으로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오르셰 미술관에 그나마 어디서 본 듯한 작품이 많고, 그다음으로도 시간이 남는다면 같은 이유에서 루브르보다는 퐁피두를 추천한다. 그래도 들라크루아보단 뒤샹이 더 친근하다 + 루브르는 너무너무너무 관광명소라서 너무너무너무 복잡하다.
1. 니스까지 이동
파리에서 니스는 비행기로 80분 정도이다.
니스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렌트했다. 니스는 기차나 차로 파리에서부터 가는 것이 영 불편하다.
니스만을 관광하고 싶다면 아마 밀란 직행 비행기를 타고 차로 4시간 정도를 운전해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코스가 아닐까 하고, 아니면 비행기를 환승해서 가야 한다.
관광객의 접근성이 떨어져서인지, 니스의 렌트비는 굉장히 싼 편이었다.
2. French Riviera
마르세유에서 모나코까지의 해변을 영어로는 French Riviera, 불어로는 Côte d'Azur라고 한다.
필자의 짧은 불어로 봤을 때는 coast of azur이 아닐까 하고, azur는 이탈리아 국대를 일컫는 '아주리 군단'에서 유추할 수 있듯 blue를 말하는 것 같다. 파란 해변이란 뜻인 것 같다.
이 많은 도시들 중에서 니스를 숙소로 잡아야만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1) 공항이 있어서 그나마 교통이 편리한 편이고
2) 칸느나 모나코와 비교해서 가성비가 훌륭하다
또한 주관적으로 가장 여유 있고 아름다운 도시라서이기도 하다.
근처의 도시들이 워낙 많아서 나열하면 끝도 없지만 간략히 요약하자면,
1) 칸 - Cannes
- 니스에서 고속도로로 1시간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
-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것이 아니라면 방문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 근처의 많은 도시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예쁘지도 않고 오히려 약간 지저분하며 가격은 마찬가지로 비싸다
- 도시 발전 역사상 그러했던 것인지, 이민자들이 많아서 이민자들의 음식, 예를 들면 Lebanese cuisine이 많다.
- 명품 매장이 주르륵 있는데, 어차피 다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조 로우 정도 아니면...
2) 니스 - Nice
- 영어 나이스와 스펠링도 같아서인지 참말로 나이스 한 도시
- 바다를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질뿐더러, 그런 바다를 통창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뷰의 에어비엔비가 상당히 저렴하다.
- 묵었던 곳: 링크 (예전에 둘이서 묵었던 곳이다. 이번에 장인 장모님과 갔던 큰 방은 다운타운에서 약간 멀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 물론 집은 환상적이었다. 혹시 필요하신 분을 위한 링크)
- 추천할 만한 먹을거리
-- Attimi: 좀 생뚱맞을 수 있지만 이탈리아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데 아주 훌륭하다. 니스는 기본적으로 프랑스 요리보단 이탈리아 요리가 더 나은 면이 있다.
-- Les Petits Pains de Méditerranée: 아침에 나가서 빵을 사 오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반드시 이 베이커리를 가야 한다. 한 차원 높은 traditional을 가지고 있다.
3) 앙티브 - Antibes
- 니스와 칸느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 니스에서 차로 40분 정도.
- 사실 밤에 레스토랑을 들른 것이라 특별히 느낌은 없었다.
- 레스토랑 추천
-- La Cafetière Fêlée: 프렌치와 재패니즈 퓨전인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불란서 셰프의 스킬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
4) 에제 - Eze
- 니스에서 30분 동쪽에 위치한 도시로 절벽이 높은 것이 특징이고 그것이 전부.
- 절벽 위에는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고, 절벽 아래쪽엔 그냥 그런 레스토랑들이 위치해 있다.
- 미슐랭 3 스타야 가보진 못했지만 당연히 좋을 테고, 그냥 그런 레스토랑 하나 추천.
-- Restaurant la Pinède: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서 뷰가 좋고 음식도 나쁘지 않다.
- 에제의 절벽 꼭대기에 있는 야외 식물원이 있는데, 사진을 찍기가 좋아서 추천한다. 식물들은 보통. 이 근처에 미슐랭 3 레스토랑이 몰려있으니,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면서 스윽 둘러보면 좋다.
5) 모나코 - Monaco
- 니스에서 동쪽으로 차로 45분 정도에 위치한, 엄밀하게는 다른 나라지만 특별히 외국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 궁전이 있는 모나코빌과 카지노가 있는 몬테카를로 두 도시가 있고, 모나코 전체가 엄청나게 화려하다. 유럽의 홍콩.
- 몬테카를로 카지노에서는 좋은 기억이 있어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고 ㅎㅎ 모나코 궁전은 한 번은 올라가 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뷰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6) 생 폴 드 방스 - St Paul de Vence
- 니스에서 서쪽으로 40분 정도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 우리나라로 치면 민속촌 같은 곳인데 작은 매장이 많으니까, 한 마디로 인사동 혹은 전주 한옥마을 느낌.
- 그런데 여기서 파는 트러플 페이스트나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가 퀄리티가 최고다.
-- MAISON BREMOND 1830: 찾아보니 파리에도 있네...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품이 아주 좋았다.
- 인사동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만 음식점은 전부 그저 그렇다. 가급적 나가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 니스로 오는 길에 쇼핑몰이 하나 있는데 상당히 거대하고 쇼핑하기에 좋다. 가서 카드를 만들면 브랜드별로 추가 할인을 해 주므로 잊지 말기를.
3. 총평
여기저기 써 놓았지만 니스, 모나코, 생폴 드 방스 정도만 가면 충분한 것 같다. 이탈리아와 가까운 곳이라서 슬슬 트러플이 들어간 것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탈리안 퀴진을 가면 오히려 맛있는 음식을 더 저렴한 가격에 접할 확률이 높은 곳이다. 이탈리아와 계속 가격/물가에서 비교가 되기 때문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은 크지 않지만, 파리에 비하면 훨씬 훌륭한 여행지인 것 같다. 고오급 해변 생활을 즐겨보고 싶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