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엘리의 감정 기획 시리즈: 마음의 거리도 기획할 수 있다면
— ‘그래도 내가 다정할 수 있다면’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어긋나거나
마음이 닿지 않을 때마다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곤 했다.
말 한마디 건넸을 뿐인데 민망했던 순간,
진심을 꺼냈지만 외면당했던 기억,
상대를 배려했는데 오히려 거리감만 더 커졌던 날들.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
“다신 다정하게 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스며든다.
하지만 결국 나는,
또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고 싶어진다.
마음을 다치지 않기 위해
벽을 치는 대신,
나는 여전히 다정한 사람이길 바란다.
말을 아끼는 사람 앞에서도,
먼저 손 내밀지 않는 사람 곁에서도
나는 여전히 말을 걸고,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엇갈려도
그 한 사람으로 인해
내 태도까지 바꾸고 싶진 않다.
어쩌면 다정하다는 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닫는 게 아니라,
상처받더라도 여전히 마음을 열 수 있는 용기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사람이길 바란다.
그래도 나는, 다정한 사람이길 원한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마음이 멀어질 때,
혼자 애쓰다 지치고 나만 노력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그럴 때마다 관계의 끝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마음을 꺼내고, 대화를 시도하고,
어쩌면 어색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관계를 지키고 싶어하는 기억에 대한 기록이다.
말이 없는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려는 용기,
대답 없는 반응에도 포기하지 않고 건넨 말 한마디,
거절당하고도 다정함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
그 모든 순간은
꼭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매 순간 진실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믿는다.
관계는 언제나 두 사람의 거리만큼 유지되지만
그 거리조차도 결국, 나로부터 시작된다.
이 시리즈가 그 마음을 조금 덜 아프게,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하게 해주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모든 이들과의 관계에
충분한 여백과 따뜻한 균형이 깃들기를.
– 엘리의 감정 기획 시리즈, 기록하는 엘리 올림
기록하는 엘리의 감정 기획 시리즈: 마음의 거리도 기획할 수 있다면
에필로그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