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8화. 내 인생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세 가지 시간에 피어난 무지개를 담다

by 기록하는 엘리

3부. 미래 ― 아직 오지 않은 무지개 (Day 21~30)

21~25일 : 나를 지탱하는 문장

Day 28. 내 인생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한 문장 속에 담긴 생의 무게]

자서전을 써 내려온 지난 날들은 나라는 사람의 역사를 더듬어가는 여정이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전환점의 선택들, 그리고 나를 지탱해준 인연들까지. 그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을 하나로 모아 용광로에 녹여낸다면, 결국 어떤 문장이 남을까를 고민했다. 수만 가지의 단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결국 내 심장이 멈춰 선 곳은 아주 명료하고도 정직한 한 문장이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며”


삶의 끝에서 지금 이 순간이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고 싶다. 꼭 인생을 고군분투하며 치열하게 살아가야만할까. 그냥 행복하게 인생을 여행하듯 즐기면서 살아가면 안되는 것일까. 삶의 끝에서 되돌아봤을 때, "그때 조금 더 해볼걸"이라는 후회 대신 "나는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노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는 상태. 나는 매일 그 상태를 향해 걷고 있다. 오늘이 마치 내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정의하는 나의 인생이다.


내가 나에게 만족할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매사에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나의 신조이기도 하다.


[절망의 끝에서 길어 올린 '마지막 잎새'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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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짓는 데 큰 영감을 준 것은 오 헨리(O. Henry)의 고전 《마지막 잎새》였다. 1905년에 발표된 이 오래된 이야기는 대개 '죽음'과 '희생', 그리고 '쓸쓸함'의 정서로 기억되곤 한다. 차가운 비바람 속에 홀로 남은 담쟁이덩굴 잎 하나를 보며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는 존시의 모습은 분명 비극적이다.


그러나 나는 그 이야기 속에서 남들이 보지 못한 다른 면면을 보았다. 그것은 바로 '절대적인 희망'과 '치열한 생명력'이었다. 늙은 화가 베어먼이 비바람 치는 밤, 자신의 생명과 바꾼 마지막 잎새를 벽에 그려 넣었을 때, 그것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건넬 수 있는 최후의, 그리고 최고의 '최선'이었다.


나 또한 그 잎새처럼 살고 싶다고 다짐한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떨어질 날만 기다리는 위태로운 잎사귀 하나로 보일지라도, 그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게(혹은 나 자신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금 이 시간은 우주 전체를 통틀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유일무이한 순간이다. 그 소중함을 알기에 나는 적당히 타협하거나 요령을 피울 수 없다. 담벼락에 끝까지 매달려 바람을 견디는 그 잎새의 마음으로, 나는 내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캔버스 위에 최선을 다한 붓질을 남기고자 한다.


[세 마리 토끼를 쫓는 사냥꾼이 아닌, 정원사의 마음으로]

현재 나의 삶은 세 개의 커다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 '육아', 그리고 '자기계발'. 사람들은 흔히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 하는 것을 두고 "세 마리 토끼를 쫓다가는 모두 놓친다"고 경고한다. 현실적으로 한 인간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어느 한 곳에 집중하면 다른 곳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나는 사냥꾼이 아니라 '정원사'의 마음으로 이 세 마리 토끼를 대한다. 나에게 일은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통로이며, 육아는 또 다른 생명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사랑과 인내를 배우는 과정이다. 그리고 자기계발은 이 모든 과정을 견디고 즐기게 하는 내면의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작업이다.


물론 쉽지 않다. 어느 날은 일이 너무 고되어 육아에 소홀해진 자신을 자책하고, 어느 날은 육아의 무게에 짓눌려 나의 성장을 위한 책 한 권 펼칠 여유조차 없을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과정 자체를 '최선을 다하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최선이 아니다. 세 마리 토끼 사이에서 휘청거리면서도 결코 어느 하나를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는 그 '기록'과 '노력' 자체가 나의 성장임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삶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다짐한다. 세상이 이끄는 대로 흘러가는 조각배가 아니라, 비바람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노를 젓는 선장이 되겠노라고. 주체적인 삶에서 오는 행복이야말로 가장 달콤한 보상임을 나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기록, 인생을 디자인하는 가장 강력한 설계도]

내가 '매사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바로 '기록'이다. 나에게 기록은 단순한 메모 그 이상이다. 그것은 과거의 나를 위로하고, 현재의 나를 점검하며, 미래의 나를 설계하는 '인생 디자인'의 과정이다.


계획대로 삶이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는 종종 좌절한다. 하지만 기록하는 습관은 나에게 여유를 선물해주었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을 때, 그것을 실패로 규정하는 대신 "오늘의 기록"의 한 페이지로 넘길 수 있는 배짱이 생겼다. 기록을 통해 나의 궤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인생의 크고 작은 굴곡들이 사실은 나라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Line)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기록은 세 가지 시간을 하나로 묶어준다.

과거의 나: 기록 속에서 만나는 과거의 나는 때로 부끄럽고 때로 안쓰럽다. 나는 기록을 읽으며 서툴렀던 예전의 나를 안아준다. "그때 너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라고 위로하며, 과거의 상처로부터 현재의 힘을 길어 올린다.


현재의 나: 지금 이 순간의 감정과 성취를 적어 내려가며, 내가 삶의 주인임을 확인한다. 기록은 흘러가는 시간을 정지시켜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 된다.


미래의 나: 기록은 내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밑그림이다. 내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지 기록함으로써 나는 미래의 나를 오늘로 초청한다.


결국 기록하며 성장한다는 것은, 내 삶의 조각들을 오롯이 품고 이겨내어 나만의 고유한 무늬를 만들어가는 숭고한 작업이다.


[굴곡과 상처를 품어 안는 유연한 최선]

내가 말하는 '최선'은 결코 경직된 완벽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의 파도를 유연하게 타는 능력을 포함한다. 살다 보면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날 때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깊은 상처를 입거나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혀 무너질 때도 있다.


예전에는 그런 굴곡들을 인생의 오점이라 생각하며 지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빛나는 하루하루는 어둠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행복한 일상은 고통의 터널을 지나온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것을.


인생의 상처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품어 안는 것이다. 그 상처들이 아물며 생긴 흉터는 내 인생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이 된다. 과거로부터 위로받고, 그 위로를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그리는 힘. 나는 오늘도 내 인생이라는 도화지 위에 크고 작은 상처들까지도 조화롭게 배치하며 삶을 디자인해 나간다. 이것이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며, 내가 정의하는 '행복'의 정체다.


[글을 맺으며: 내 인생의 문장을 향한 마지막 고백]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며."


이 문장은 나에게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이자 이음표다. 어제까지의 최선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듯, 오늘의 최선은 내일의 나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나는 여전히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 내 손에는 지난 30일간의 자서전이 들려 있고, 내 마음에는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일 것이고, 그 모든 과정을 꼼꼼히 기록할 것이며, 무엇보다 내 삶의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것이다.


훗날 누군가 내 자서전의 제목을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아파하며, 마침내 나 자신이 된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내 인생은 내가 쓴 문장들의 총합이다. 그리고 오늘, 나는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문장을 완성했다. 이제 이 문장을 품고, 나는 다시 시작될 내일의 첫 페이지를 향해 기쁘게 걸음을 내딛는다. 나에게 주어진 이 찬란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기꺼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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