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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햇 Nov 18. 2023

Thanksgiving 연휴의 서막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오는 금요일이다.



    Thanksgiving 주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Thanksgiving 당일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데, 한국의 추석보다도 길게 한 주를 통으로 다 쉬는 것이 국룰이다. 대신 이 연휴를 제외하고는 하반기에 연휴나 휴일이 없었던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개인적으로 이 주간만 보고 13주를 달려온 지라, 너무 들뜨고 행복할 수가 없다.



     갓생 라이프가 싫으면서도 중독되는 이유 중 하나는 힘듦 뒤에 밀려오는 보상이 더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휴식도 몇 배 더 달콤하고, 성취감도 덤으로 따라오니 말이다. 그래서 우는소리를 하면서도 스스로도 바쁜 삶을 잘 못 놓아주는 것 같다. 미국인 동기들이 "Busy Bee"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늘 너무 바쁘게 다녀서 꿀벌처럼 날아다닐 수 있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귀여운 것들!




    실컷 잘 자고 일어나 아침부터 들뜬 마음으로 남편과 웬디스 모닝세트를 먹고 왔다. 남이 해준 밥으로 여는 연휴의 아침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블로그와 브런치 스토리는 집밥 컨텐츠가 가장 잘 팔리는 가운데, 사 먹는 패스트푸드에 행복감을 느끼는 이 아이러니를 어쩌면 좋을까. 양심이 조금 찔리지만, 연휴니 모든 것을 내려놓고 행복만 수용하겠다.


    아, 최근에 올린 한국인의 밥상 컨텐츠가 브런치 스토리 인기글과 다음 메인 여행/맛집 탭에 소개되었다. 희한하게 먹고사는 컨텐츠가 잘 팔린다. 왜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특별날 것도 없는데 말이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애정을 가지고 읽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동기들은 죄다 가족들과 칠면조 구이를 먹으러 미국 전역 사방팔방으로 떠난 가운데, 미국에 가족이 없는 유학생 부부에게 이번 Thanksgiving의 가장 큰 행사는 여행이 될 전망이다. 출발 이틀 전인 오늘 부랴부랴 처음 서칭을 하고, 볼거리 먹거리들을 찾았다. 마음이 어찌나 들뜨는지 모르겠다. 가기 전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미 마음은 떠나버렸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아서 고통받고 있다. 컴퓨터만 봐도 이미 티가 팍팍 난다.



    문제는 휴일 주간 직후 주에 30분짜리 프레젠테이션 및 토론 수업 진행 과제와 페이퍼 3개 데드라인이 몰려있다는 것이다. 연휴에 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고 또 화가 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 연휴 주간만큼은 다 미루고 5박 6일 여행을 감행하겠다. 대신 출발 전날까지 조금 더 정신 차리고 오늘 내일 바짝 일해두어야겠다.





     그간 몇 달간 징징이 대학원생의 포스팅이 주류였지만, 이틀 뒤부터는 다시 브런치 스토리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로 변신해서 돌아옵니다. 채널 고정!




혼란한 정체성과 컨텐츠들,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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