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느 날 갑자기 May 15. 2023

The Self. 2 우주 시체

존재의 실종


존재의 실종. 


우주의 시체가 된다는 것.


그것은 시스템의 실수이지, 나의 실패가 아니다.

It's their mistake, not my failing.


이 세계의 시스템이 다른 생명체를 먹이로 에너지를 얻도록 설계되었고, 지금은 그 결과일 뿐.


결과를 위한 원인. 어디에서부터 일까.


수천만 년 전.


초신성 폭발로 생명이 끝난 항성들처럼. 


폭발의 여파로 생겨난 물질들처럼. 


끊임없이 끝나거나 생겨났다. 


무거운 항성의 중력에 이끌려 빨려 들어가는 것들이 있었고, 날아가는 관성이 중력보다 크면 항성에 잡히지 않고 계속 날아가는 것들도 있었다. 


우연히 날아가는 관성과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항성들은 공전을 시작하며 세상이 되었다. 


중력과 평형을 이룬 것은 살아남았다. 


지구의 모든 물질이 그러하듯.


살아남거나 사라졌다. 


아무런 산물을 남기지 않는 실험. 


나의 위치는 사라졌다.

작가의 이전글 The self. 1 우주 시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