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초보 작가

~ 작가를 만들어준 천사들 ~

by 강신옥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며>


‘작가!’

한 번도 꿈꿔 본 적이 없었다. 아들의 소개와 권유로 작가 신청을 하고 심사받을 글을 세 편 올려놓고도 기대하지 않았다. 내가 글을 잘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다만 삶을 되돌아볼 때 내가 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살아오면서 삶의 길목 길목마다, 고비고비마다 내 손을 잡아준 사람들!

주저앉으려는 나를 일으켜준 사람들!

‘내가 만난 천사들’이라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내 삶이 끝나기 전에, 내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내 속에 머물고만 있는 천사들을 세상으로 날려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잘 써서가 아니라 글이 아니고서는 날개를 달수가 없는 일이었다.


내 삶에 자양분이 된 그들의 온기가 외롭고 힘든 이들의 가슴으로 날아가 스며들기를 바랐다. 나를 붙들어 주었던 그들의 손길이 삶에 지쳐있는 이들의 마음 한 번이라도 어루만져 주길 바랐다. 답답한 삶에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이라도 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더 따듯하고 밝은 세상이 되길 바라며…….



<브런치 작가가 되다>

브런치 작가로 승인이 나던 날도. 대단한 나의 자랑거리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어떤 방면에 전문가나 정보를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말이다. 다만 나의 진심이 통했다는 것에 무릎을 쳤다. 세상은 살만 한 곳이라는 울림이 가슴 가득 차올랐도다. 브런치 또한 내가 만난 천사였다.

브런치에서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면 나의 글은 사실을 나열하는 정도의 초등생 일기 수준이었다. 팔이 아파서 이제 필사는 그만 두기로 했으면서도 공감이 되는 글을 만나면 흘려 쓰기라도 해서 내 마음 서랍에 넣고 싶어 했다. 나는 글을 쓰는 작가라기보다 그저 내가 만난 천사들의 손길을 전해주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아낌없이 주는 브런치>

브런치 작가 승인으로 글을 올릴 뿐, 아직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른다.

'아버지의 자전거'글이 하루에 수백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던 날 나는 남편을 의심했다. 나에게 용기를 주려고 조회 수를 늘리는 것 아닌가 했다. 조회 수에 신경 쓰지 않으니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하나뿐인 내편이 역시 남편이라고 속으로 고마워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남편이 그런 것이 아니었다. '휴~ 다행이다'라고 안심하면서도 괜히 남편에게 감동한 것이 좀 허탈하긴 했다.


내 글의 조회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에 우쭐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안했다. 내 글은 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조회 수를 멈추려고 얼른 다른 글 '예순에 불러보는 엄마'를 올렸다. 글을 바꾸자 조회 수가 더 급속히 올라가는 것이었다. 바꾼 글의 조회 수가 하루도 되지 않아 천을 넘었다. 천을 돌파했다는 축하 문자가 떴다. 아무 덕도 끼치지 못하는 나를 위해 손발이 되어 준 브런치는 천사의 손길을 전하려다 뜻밖에 만난 천사였다. 브런치의 서비스는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었다. 나는 브런치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붙어 있는 작은 가지였다.



<늘 가까이 있었던 천사들>

온 가족이 축하를 해주었다. 얼떨결에 비행기를 탄 기분이었다. 아들이 축하 케이크도 사 왔다. 딸은 예쁜 하트가 그려진 노트를 선물해 주었다. 바빠서 나의 글쓰기에 전혀 방해를 하지 않고, 대충 찍은 사진도 편집을 잘 도와주는 남편, 브런치를 소개해주고 가입과 작가 신청을 도와주고 글을 열심히 쓰라고 독려해준 아들, 밤이면 늘 나의 팔다리를 주물러 주고 엄마의 딸인 것을 감사해하는 딸, 나의 가족 또한 브런치 작가를 만들어준 가까이 있는 천사들이었다.

아는 사람이 구독자에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나를 전혀 모르면서도 구독자가 되어주고 ‘라이킷(좋아요)’를 꾹 눌러주는 브런치 작가들. 가슴이 뭉클했다. 얼마나 글을 잘 써서가 아닐 것이다. 초보운전자에게 길을 양보해주는 베테랑 운전자의 너그러운 배려일 것이다. 그들의 마음이 또 한 편의 글처럼 감동을 준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가끔 뜻밖의 전화를 받을 때가 있다. 글을 읽고 가만있을 수 없었다며 연락을 주는 사람들. 그들과 안부를 주고받고 추억을 더듬기도 한다. 글을 통해 훈훈한 정을 나눈다. 아날로그 세대라 그들에게 구독자나 라이킷을 언급하지 않는다. ‘구독자’를 클릭하지 않아도, ‘라이킷’을 누르지 않아도 그들은 나를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구독자이고 천사들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행복>

브런치 작가가 되었지만 나의 본업이 주부다. 우아하게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온종일 아니, 몇 시간이라도 글에 몰두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여느 주부처럼, 해도 끝이 없고 하지 않으면 표시가 나는 것이 가사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가사 일을 하면서 즐거운 부담을 갖게 되었다. 청소하고 빨래하고 식사 준비하고 시장 가고 김치 담그면서도 마음은 글을 쓰고 있다. 일상생활을 마음속의 천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하루 일과에서 틈이라도 나면 노트북을 펼친다. 메모라도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막상 글을 쓰려고 앉으면 일필휘지로 뚝딱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나의 모든 기억과 감성과 어휘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것이다. 잡념이나 다른 것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는 것이 글 쓰는 순간이다.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글을 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집중하는 시간 못지않게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해야 글을 쓸 수 있기에 글을 쓰면서 마음이 정화된다. 글을 쓰는 사람이 얻는 행복이었다.


<나를 브런치 작가로 만든 천사들! >

나를 인정하고 격려해준 가족들, 시공(時空)을 넘어 보이지 않는 나의 진심을 믿어준 브런치, 어설픈 글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조회를 클릭하는 사람들, ‘라이킷’으로 공감과 응원의 답장을 보내주는 사람들, '구독자'나 '라이킷'이 있는 줄도 모르지만 전화, 문자로 격려를 보내주는 지인들……. 모두가 나를 브런치 작가로 만들어주는 천사들이다.

글을 쓰면서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누리는 행복감이 있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는지도 모른다.

천사의 마음이 녹아있는 글이기에 세상이 맑아지고 따뜻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 커버이미지와 이미지 : https : // pixabay. 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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