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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열 판

~ 새해 선물 ~

by 강신옥

2025년 새해 첫날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어제는 별 탈 없이 지낸 한 해가 ‘다행이다’라고 내놓고 말하기 주저했다. 민주주의란 원래 좀 시끄러울 수밖에 없지만 지금 나라 상황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으니 감히 다행이라고 말하기 불안했다. 또 뜻하지 않은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 생각하면 나만 다행이라고 말하기 염치없었다.



똑같은 날인데 오늘은 새해 첫날이다.

‘첫’이라는 말에 의미를 부여할 감흥이 일지 않았다. 애국자는 아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이지 않는 줄로 연결된 우리들인가 보다. 희로애락에 저절로 동참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새해 기분을 불어넣어 준 것은 여기저기서 보내오는 새해인사였다.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정성을 다한 문자와 각종 새해 사진이 다시 ‘첫날’ 감흥을 살려주었다. 그중에 동생은 피자 열판을 보냈다. 미소를 머금고 의미를 헤아리며 새 힘을 얻게 했다.

사느라 바빠서 평소에 왕래도 잘하지 못하지만 새해라고 챙겨 보낸 고마운 문자이다.


언니야, 새해를 맞아 피자 열판 쏠게 ^^



허리피자

가슴피자

얼굴피자

어깨피자

다리피자

주름피자

형편피자

인생피자

팔자피자

웃음피자



불안과 슬픔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피자이다.

새해를 맞아 서로에게 쏘면서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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