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하늘엔 별이, 땅엔 부서진 달조각이...
"우와!", "야!"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려온다.
"쉿, 조용히 해!"
누군가가 내지른 탄성에 곁에 있는 일행들이 놀라서 타박을 한다.
군데군데 쪼그려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무리들도 있다.
누군가는 카메라를 들고 하염없이 어딘가를 찍고 있고
누군가는 잰걸음으로 무언가를 막 뒤쫓아간다.
나는 아이와 손을 꼭 잡고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시골길을 천천히 걸어간다.
하늘에는 달이 없다.
그믐인가 보다.
윤동주가 반딧불이를 '그믐밤 부서진 달조각'이라 하더니
정말로 하늘의 달이 부서져 내려 여기저기서 반짝거리고 있다.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달조각을 찾으며 어둠 속을 걷는다.
달조각 하나가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설레고 들뜬 마음에 손을 뻗어본다.
정말로 잡으려는 것도 아니면서
자꾸만 사람들은 허공으로 손을 뻗는다.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안타까운 사랑을 향해 간절한 손짓이라도 하듯이.
밤하늘엔 별이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하늘이 금방이라도 별들을 토해낼 것만 같은 새하얀 얼굴을 하고 있다.
땅에는 반딧불이들이 풀벌레 소리에 맞춰 어지러이 춤을 춘다.
모여든 사람들 모두 반딧불이와 별 사이에 갇혀 오도가도 못한다.
한 마리의 반딧불이가 누워 있다.
이제 곧 꺼져버릴 생명이 마지막 빛을 찬란히 내뿜는다.
아이의 손바닥 위에서 단말마를 내뱉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풀숲에 놓아주자 강렬한 빛으로 하늘의 별들과 이야기한다.
이제는 삶과 죽음이 만날 시간, 빛과 어둠이 하나 될 시간, 땅과 하늘이 맞닿을 시간이라고.
아이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자
아이도 작은 힘을 보태어 꼬옥 쥔다.
결심이라도 한 듯
더 깊고 어두운 밤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하늘의 별과 땅의 반딧불이를 이정표 삼아
우리는 길을 잃지 않고
천천히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간다.
때로는 탄성을 지르고
때로는 탄식을 하면서
언젠가 환하게 빛날
우리,
반딧불이가 되기 위해 걷고 또 걷는다.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