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속도

by 소위 김하진

생명의 속도


소위


어둠 속으로

어둠에 빨려 들어가듯 아니 휩쓸려가듯

달린다

중앙선을 넘나들며

생명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시간을 짓밟는다


쫓아오던 달이 질려서 멈춰 서고

수없이 나를 앞지르던 생명의 속도에

나도 그만 철퍼덕 주저앉고 싶지만

하얗게 질린 어둠을 밀어젖히며

오직 나만의 생명

나만의 속도로 달린다


나를 앞지르는 이도

나를 뒤따르는 이도

알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두렵기는 매한가지

우리는 모두 동지

아니 공범

생명의 속도를 탐하는 레이서들


길이 갈라지다 끊어져 버리는 곳에서

너와 눈이 마주쳤지

흔들리는 동공

살고 싶다는 욕망

크로노스의 눈이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달린다


우리는 모두 동지

아니 공범

생명의 속도를 멈출 수 없는 레이서들



*크로노스 : 시간의 신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