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가는 길
우리는 둘이고 하나다
by
소위 김하진
Jun 18. 2023
https://m.blog.naver.com/hajin711/moment/2509836
#기차#기차밖풍경#눈오는날#눈내리는풍경 : 모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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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가는 길
소위
내가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눈
내가 그녀를 잡는 손
그녀가 나를 업는 등
그녀와 나의 몸은
불처럼 뜨거웠다
물처럼 세찼다
생은 물고기처럼
펄떡펄떡 뛰었다
함박눈 쏟아지던 날
그녀에게 가는 길은 얼어붙었고
기찻길은 거칠었다
그녀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
내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
그녀가 나를 잡는 손
내가 그녀를 업는
등
하얀 거리, 하얀 병실, 하얀 환자복
너머로 그녀의 새하얗게 질린 얼굴
시퍼런 핏줄
,
시린 혀, 서늘한 손
그 안에 생을 향한 마지막 몸부림
나는 그녀에게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그녀와 나는 본디 하나였다
하나가 둘이 되는 사이
강물이 흐르고 바다가 일렁여
우리의 생을 멀찌감치 갈라놓았다
그녀와 나의 몸은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재가 되어 부서진다
마침내 생은 산산이 흩어진다
그녀에게 가는 길이 끝나고
나의 길은 시작된다
우리는
둘이었다
하나가
되고
우리는 하나였다 둘이 된다
바다는 서로 다른 줄기로 흘러간다
길은 흐르는 강물처럼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녀는 조금씩 생과 이별하고 있으며
나는 그런 그녀와 조금씩 이별하고 있다.
그녀는 나의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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