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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첼라 Mar 30. 2017

라트비아 취업이 확정된 순간

나는 갑자기 작아졌다.

고민 끝에 나는 체코 법인과 라트비아 법인 두 곳 모두 면접을 봤고,

감사하게도 두 군데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둘 중에 어느 곳을 가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나는 training 기간이 좀 더 짧은 라트비아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라트비아, 체코 어느 곳이 살기가 더 좋을지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았다.

나는 어디서든 내가 잘 지낼 것 같았다.


오히려 나를 선발한 라트비아 관리담당님이 걱정을 많이 했다.

'교환학생도 독일에서 했고.. 그다음 인턴도 스웨덴에서 했고.. 정말 선진국에서만 살았네요. 여긴 거기와 많이 달라요. 좀 많이 심심할 수 있습니다. 외로울 수 있고요.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나라고, 한국의 시골 같아요. 한국인도 ㅇㅇ씨 또래는 없고 주재원과 주재원 가족분들, 그리고 아기 엄마인 교민 한 분 있습니다.'라고 나에게 말해주실 때에도 그렇게 걱정이 되지 않았다.


나의 마음이 이상해지고, 내가 너무 작아지기 시작한 순간은.. 스웨덴에서 잠시 한국으로 귀국해, 라트비아로 출국하기 전까지 2개월 간이었다.


나는 한국에 와서 취업 소식을 알렸다. 라트비아로 가게 되었다는 내 말을 들은 주변의 반응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1) 너 잘할 수 있겠어?라는 걱정. 한국 사람이 그 정도로 적고, 러시아 문화권이고, 발전하지 않은 나라에서 지내는 것 쉽지 않을 텐데.


2) 그렇게 사람이 없는 나라에서 지내려면 외로울 텐데. 너 연애는 아예 포기해야 할 텐데.


3) 너... 취업 많이 어려워.....? 꼭 나가야 해...?


4) 아니 어떻게 독일, 스웨덴을 거쳤는데 라트비아를 가? 



등등..


왜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냐는 반응뿐이었다.

나는 당황했다.

이 전에 나는 한 번도 내 선택에 대해 남들이 '어머 힘든 선택!'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마음이 이상했다.

앞으로 나의 삶이 정말 다르게 펼쳐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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