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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 Jun 02. 2019

우리도 인생이 처음이니까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말이 싫었다.

20대 초반 저 말이 어른들의 무책임한 말로 들렸다.


나의 20대 초반은 많이 아팠고 많이 배웠다. 아파봤기에 말할 자격도 갖추게 되었고 사회취업전선에 다시 뛰어들게 되었다.

이른 취업과 2년만에 퇴사는 쉽지 않은 결정과 포기의 연속이었다. 대구에서 서울로 이제는 책임져야하는 내 인생을 지고 서울에서 백수가 되었다.

중고신입이 된다는 것은 두렵고 낯설고 떨리고 설레는 일이다. 20대 초반이 지나서야 청춘이 아프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더 아파보기로 했다. 이른날의 성공보다 실패의 자국이 더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실패는 도전의 흔적이고 더 나은 도전을 할 수 있을테니.

청춘의 때는 책임지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나라는 한 사람을 책임진다.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청춘의 때가 아픈것은 당연하다. 처음이니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잖아. 라는 말처럼 우리도 인생이 처음이니까, 낯설고 어렵고 두려운 것은 모두가 매한가지였고 우리가 흔히 꼰대라 말하는 어른들은 그저 그것을 알고 겪어낸 어른들이었다.

요즘은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을 만나면 존경심부터 든다.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흔적이 그 자체가 증거일테니. 좋은 삶이든 나쁜 삶이든 그저 살아낸 것이 존경받아 마땅한 일일것이라 생각했다.

살아가는 날이 녹록치 않을 것이고 꽤 많은 날 더 치열하게 아프겠지만 한가지만 잊지 않기로 했다.

아파본 사람만이 같은 아픔에 있는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 어차피 아플 삶이라면 아파본 사람으로서 위로자로 살아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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