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퇴직러라고 적고 싶지는 않다.
"왜 퇴사하세요?"
각기 다른 이유로 퇴사를 결심한다. 20대 초반의 첫 직장에서 많은 배려와 사랑을 받으며 일했고 삶을 배워갔다. 좋은 리더가 있었고 좋은 동료가 있었다.
늦은 밤에 집이 멀어 고민할 때면 대표님 사모님은 언제나 집을 열어주셨고 빈 방에서 재워주셨다. 가족같은 회사가 아닌 그 순간들 우리는 가족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으로 조금씩 성장했다.
매순간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멤버들을 떠나보내야할 때 아팠고, 멤버들이 힘들어할 때 같이 아팠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대화를 배웠다.
퇴사 과정을 하나씩 밟으며 마지막 대표님을 찾아갔다.
대표님은 내게 물어봤다.
"엘라, 내가 고쳐야 할 것이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받을 수 있는 회사가 첫 직장이었다는 사실을 축복이었다. 이런 대표님께 무엇을 고쳐야 한다고 감히 순간의 생각들로 말씀드릴 수 있는걸까.
2년간 관찰한 기업들의 문제는 복합적이었다. 때로는 상황 때문에, 사람 때문에, 고객 때문에, 그날의 컨디션 때문에 이유가 많고 복잡했다. 하나의 현상만으로 문제를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그 또한 폭력이 될 수 있기에 그러지 않기로 결정했다.
퇴사를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앞으로의 여정이 어려울 것을 예상해야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는 것은 더 아픈일임이 맞았으니까. 퇴사의 여정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을 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